[기자수첩] 배달음식 전성시대....'고속성장의 딜레마'
[기자수첩] 배달음식 전성시대....'고속성장의 딜레마'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1.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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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ㅣ 연합뉴스

문제가 생긴 배달 음식을 받았을 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까?

물론 음식의 맛은 주관적이다. 덜익은 고기, 상한 냄새가 나는 채소, 신선하지 못한 해물 등 음식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손해를 감수한다. 식당에서 해결해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쩔수 없기 때문이다.

식당 입장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분명 제대로 조리해서 나간 음식이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오롯이 식당의 몫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이유없이 음식에 불평을 하는 소위 블랙컨슈머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식당에서 직접 식사하다보면 메뉴가 잘못 나오거나 음식에 문제가 있을 경우 곧바로 점주와 고객이 현장에서 확인한 후 원만하고 빠른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배달음식의 경우에는 곧바로 확인이 불가능하고, 중간에 배달 과정에서의 문제도 더해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식당을 찾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배달음식을 통해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대목인 24일에는 배달음식 어플 '배달의 민족'이 저녁 식사 주문이 가장 몰리는 6시부터 4시간 가량 라이더스 배정에 오류가 생겨 주문이 폭주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 그리고 연휴 대목을 맞아 메뉴를 준비한 식당, 배달 기사까지 모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주문 취소된 음식값을 점주들에게 전액 지불하고 라이더와 고객 모두들 위한 보상방안을 내놨으나 막상 대목 영업을 놓친 업주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배달음식 시장이 치열해지고 확대될수록 음식을 편하게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커졌지만, 이와 관련한 피해도 더 늘고 있다. 문제는 배달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에 관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최근 발생한 공군 치킨 사건과 같이 갑질 공방이 종종 불거지기도 한다.

배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고객 불만사항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식당에서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바로 소위 말하는 '별점테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요즘 코로나19로 홀 매출보다 배달 매출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배달 과정에서 음식이 식거나 오배송 된 경우 음식을 재배달 또는 환불해주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 손해는 점주가 떠안아야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주문이 밀리는 저녁시간에는 매장에서 잘못 포장이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보통 배달기사 배정이 늦거나 배달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면서 "식당에서 잘못하지 않은 음식 누락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 배상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주문한 메뉴가 다르게 조리되거나 배송 중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유가 무엇인지 오류가 맞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음식이 덜 익거나 조리 과정에서의 실수나 있는 경우, 심지어 상하거나 이물질이 발견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식당에서 문제없이 나갔다고 주장할 경우 그 피해를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미 받은 음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손님이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음식을 들고 식당을 방문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음식의 품질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 대부분 해당 식당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환불이나 교환 등의 책임을 지지만, 식당 측에서도 문제없이 나갔다고 주장하는 경우 사실상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서 "고객에게 쿠폰을 지급하거나 케이스에 따라 손해를 감수하고 직접 환불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식당에 직접 고객이 전화해서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와 달리 최근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대부분의 음식 배달이 이뤄진다. 식당 업주들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어플에 입점해야하고 고객들은 이를 통해 식당과 메뉴를 일일이 찾는 수고로움을 던다. 최소 주문 요금에 더해 배달료를 지급하고 더 빠른 음식 배달 서비스를 받는다.

활발해진 음식 배달앱 시장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받게 된 것은 사실이다. 수수료를 지급하고 파트너쉽을 맺은 식당들과와 어플을 찾는 많은 고객들로 인해 배달업체들은 이익을 얻고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이츠, 카카오주문하기 등 대기업들도 시장의 문을 활발히 두드리고 있다.

최근 이어진 폭설로 인해 배달 기사들의 안전 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시장의 시장 팽창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기업과 라이더의 상생, 질좋은 음식 배달, 고객에 대한 피해보상 등 순조로운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을 위해 보다 명쾌한 해결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