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제약] 올해도 강세..."CMO 우호적 업황 지속"
[2021-제약] 올해도 강세..."CMO 우호적 업황 지속"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1.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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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은 대체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같은 흐름은 2021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은 신속한 코로나19 진단 제품 개발로 글로벌 수출 계약이 이어지면서 진단기업의 실적 호황이 있었다. 진단키트 업체들은 국내외 폭발적인 수요로 11월초까지 실적도, 주가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셀트리온과 같은 국내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또한 신약재평가 약물개발 전략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B형 간염치료제 등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으로 한동안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각 국가별 신속 승인 정책으로 빠른 임상을 진행하면서 통상 7~10년이 소요되는 백신 개발 완료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들이 2상을 완료하고 긴급 승인을 받아 접종을 시작하는 등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국내는 백신보다는 치료제 개발과 백신의 신속 공급을 위한 CMO 수주 증가에 따라 CMO 기업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가 지난달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식약처는 40일 이내 검토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 빠르면 이달 중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글로벌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증가하면서 CMO Shortage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CMO 업체들이 연달아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백신 CMO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올해도 이러한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 수혜 기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은 전 세계 인구가 모두 접종 대상이기 때문에 지속기간에 따라 굉장히 많은 양의 백신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전 세계 인구인 77억 명 대상 분기별 접종이 필요하다면, 최대 300억 도즈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 캐파는 현재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GlobalData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백신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123개다. 이들은 모두 195개의 위탁생산 설비가 있으며,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생산 사이트 기준 3번째로 규모가 큰 국가로 알려져 있다. 

77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인구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COVAX는 백신 생산 기업들과 2021년 말까지 20억 도즈를 확보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량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 설비를 갖춘 기업들이 코로나 19 백신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 국내 백신 기업들에게도 글로벌 개발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아스트라제네카 지난해 7월 글로벌 공급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노바백스와 백신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향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아시아 생산 기지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녹십자도 10월 22일 CEPI(전염병예방혁신연합)와 최대 5억 도즈 분량의 백신 위탁생산 합의를 체결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백신기업들이 2020년 진단기업처럼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이들 백신기업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CMO 업체들의 실적은 2021년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CMO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부터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 이후 실제 생산을 위한 과정까지 6개월~1년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CMO 업체들의 본격적인 실적 성장은 2021년부터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0년 체결한 다수의 수주 건들의 실적 기여는 2021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위축됐던 R&D 정상화...키워드는 면역항암제 시장

포스트 코로나로 상황이 바뀔 때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반전될 부분은 R&D다. 그간 코로나19 팬더믹 영향으로 기존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은 지연되고 신규 임상시험은 감소했다.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 중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계약은 전체의 62%에 달했다.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은 플랫폼 기술로 여러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전 단계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여 기술 이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추가 계약 가능성도 높다.

특히 한미약품이 2019년 7월 얀센으로부터 반환된 LAPS Dual Agonist을 MSD로 신규 기술이전하면서 플랫폼 기술 보유기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계약금 규모는 작으나 기존 연구하던 적응증이 아니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신약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파이프라인 탄생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할 R&D 키워드는 면역항암제 시장이다. 그중 면역관문억제제가 항암 요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으며,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까지 FDA에 승인된 PD-1/L1 면역관문억제제는 총 6개다. 여기에 릴리/이노벤트의 티비티까지 추가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에 주로 사용되는 블록버스터 TNF-α저해제들은 특허가 만료되었거나 만료를 앞두고 있어 JAK 저해제라는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박재경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HL161은 wAIHA 임상 2상, TED 임상 2b상 결과 발표와 MG 3상 진입이 21년 상반기 예정되어 있다"며 "또한 21년 연내에 3개 적응증 추가 임상 진입에 따른 파이프라인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