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명감이 필요한 포털뉴스
[기자수첩] 사명감이 필요한 포털뉴스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1.01.0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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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용자들이 포털 뉴스에 의존하는 비율은 77%에 달한다. 이는 조사대상 36개국 가운데 1위다. 36개국 평균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 수치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여론형성은 중요한 과정이다. 뉴스는 공정한 여론 형성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국민 대다수가 포털로 뉴스를 접하는데, 포털 뉴스가 공정한 여론 형성의 장이 되지 않으면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대형 포털은 공정한 여론 형성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MBC 스트레이트는 최근 포털의 뉴스 알고리즘이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모 방송사가 네이버 PC버전 뉴스조사를 의뢰,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뉴스홈 헤드라인 기사노출의 경우, 보수언론 기사가 52.2%, 뉴스통신 3사 기사가 21.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분의 3이나 된다. 상대적으로 중도 및 진보언론의 기사, 전문지 및 잡지 기사, 방송(지상파) 기사 등은 25.6%에 그쳤다.  

다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수언론이 47.5% 뉴스통신 3사가 21.2%로 70%가량 차지했고, 중도언론, 진보언론, 전문지, 잡지, 지상파 방송사를 합하면 31.3%를 차지했다.

이에 네이버는 개인 맞춤 서비스가 뉴스 소비의 90%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개인 맞춤 뉴스는 이성이 변호사의 역할만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은 직관에 종속되어 있다고 말한다. 직관이 어떤 사안을 판단한 후에 그에 맞는 근거를 찾는 용도로만 이성이 쓰인다는 것이다. 즉 이성을 판사가 아닌 변호사의 역할로만 쓰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착각한다. 

하나의 경향성만 띤 뉴스에는 편향된 의견들이 모이기 쉽다. 그렇게 모인 의견은 소수여도 밴드왜건 효과로 인해 일반 대중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개인 입맛에만 맞는 뉴스만 접하는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왔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영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뉴스를 통제했다. 공정한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헌신했다. 포털도 하나의 언론이라는 보다 책임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알고리즘이 알아서 하기에, 모르쇠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공정한 여론 형성을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한다는 포털의 사명감이 필요한 때이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