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이마트 가양점 매각...자산 유동화 나선 대형마트
[이슈분석] 이마트 가양점 매각...자산 유동화 나선 대형마트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0.12.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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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개발 전제 매각으로 자산 유동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가양점을 개발 전제 매각 매물로 내놨다. 이마트는 매각을 위해 주관사 선정 절차에 착수하고, 국내외 부동산 자문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산 효율화를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가양점 부지 재개발 후 점포 영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대부분 수익성이 주춤한 상태지만 부지의 상업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불황에 시달리는 유통기업들은 부동산 개발을 포함해 점포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추세다. 

■자산 유동화로 위기 돌파하는 이마트

이마트는 온라인물류센터, 트레이더스 복합쇼핑몰, 부동산 개발 등에 투자가 예정돼 있다. 투자 금액 규모는 연간 EBITDA를 상회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투자 자금 조달 때문에 자산유동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13개 점포를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해 왔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 방식으로 현금 1조원 가량을 확보한 바 있다. 작년 11월에 9500억원을 받고 사모펀드에 매장 13곳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부지를 8518억원에 팔고 매매 계약과 동시에 해당 부지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하는 임대차 계약을 채결했다. 

세일즈앤리스백은 보유자산을 매각하고 이를 다시 빌려 이용하는 방법이다.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사옥 이전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보유세도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임차료가 리스 부채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단점이 상존한다. 이마트는 연간 지급해야 할 임차료가 450억원에 달한다. 오프라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년 수준의 긴 임차 계약기간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마트는 이번엔 통상적인 세일앤리스백 형태가 아닌 폐점 후 개발을 전제로 진행된다. 이마트 가양점은 지하철 9호선 증미역을 끼고 있어 초역세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용면적은 3500평으로 개발 잠재력도 크다. 이마트는 가양점의 특성에 따라 매각 전략을 달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가양점의 개발 전제 매각은 이마트 입장에선 자산 효율화와 오프라인 점포의 리뉴얼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카드다. 이마트는 연초 리뉴얼을 위해 올해 총 투자의 30%에 해당하는 2600억원의 예산으로 할당했고, 140개 점포 중 30%를 리뉴얼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개발을 전제로 하는 만큼 매수자와 시행이익을 공유할 수도 있다. 잠재 인수군은 부동산 디벨로퍼 등의 개발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에 부지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디벨로퍼들은 부동산 컨버전 관점에서 개발부지를 찾고 있다. 

원매자에게는 이마트가 입점하는 것도 장점이다. 주거시설로 탈바꿈할 경우 대형 할인마트의 입점은 개발 잠재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이마트는 복합 건축물에 재입점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매각 박차

롯데쇼핑도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가 있어 세일즈앤리스백 전략을 활용하기 용이하다. 롯데쇼핑은 중장기적으로 244개 점포를 정리할 방침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까지 88개 점포를 정리했다. 

롯데쇼핑의 마트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마트 부문에서 매출 6조3306억원,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30억원을 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최근 재확산으로 4분기 실적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마트는 올해만 14개 점포를 폐점했다.

홈플러스도 최근 안산점 매각 절차를 끝내고 유동성을 확보했다.  홈플러스는 이외에도 탄방점, 대둔산점, 대구점에서도 매각을 추진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의 가시성을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재입점 여부에 관해서는 추후 부지 개발에 따라 매수인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