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 한류 'K-게임' 열풍...적은 내부에 있다?
[기자수첩] 신 한류 'K-게임' 열풍...적은 내부에 있다?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2.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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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중국과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K-게임이 신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활약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게임산업은 때 아닌 호황을 맞고있다. 3N은 물론 중견게임사들도 성장이 두드러졌다.

과거부터 국내 게임 시장은 일명 3N으로 불리는 넷마블, 엔씨, 넥슨 3개 사가 주도해왔다.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점은 시장 형태가 상위사로 비중이 몰려있는 '가분수'라는 것. 하지만 머리만 큰 'K-게임' 생태계는 이제 옛말이 됐다. 올해 중견 게임사들이 눈부신 성장을 거둔 덕분이다. '튼튼한 허리'의 등장으로 든든한 K-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9월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 '따상'으로 직행하며 화려하게 코스닥에 입성했다. 배틀그라운드로 FPS 시장을 평정한 크래프톤 역시 내년 상반기 상장을 계획 중이다. 최근 기대작 '미르4'를 출시한 위메이드도 흥행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찌감치 콘솔 플랫폼에 진출, 북미 유럽시장에서 활약중인 펄어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컴투스가 4년만에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으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게임 시장은 글로벌시장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판호 발급은 컴투스를 비롯한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던 국내 게임사 전반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게임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국내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6월에는 '스팀사태'로 불리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스팀 게임 차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올초 정부가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 대해 '진흥'은 빠지고 '규제'만 앞선 개정안을 내놓아 업계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정부가 내세운 게임 중독의 위험성, 게임머니 환전, 확률형 아이템 등 사행성, 또 WHO가 지정한 게임 중독에 대한 우려 등도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게임 시장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규제에만 초점을 맞춘 법 개정은 오히려 성장하는 국내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일부 질병 또는 중독으로 여기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게임산업에 대해 2021년은 그 어느때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망한 게임 산업의 성장성에 정부도 게임 등급분류 간소화, 아케이드게임 발전 등 산업 육성을 위한 몇몇 방안 등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국내 게임 시장에는 해외 게임과의 역차별, 팽배한 실적 우선주의, 위법 행위에 대한 실질적 처벌의 부재 등 고질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다.

새로운 한류를 이끌고 있는 'K-게임' 업계는 올해 이룬 성장을 발판으로, 크로스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대형 신작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는 게임 산업의 성장을 위해 이제 형식적인 규제보다는 '진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