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에 '금리동결' 3주만 임시 금통위 개최...'빅컷' 촉각
한은, 코로나19에 '금리동결' 3주만 임시 금통위 개최...'빅컷' 촉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3.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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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1%p 인하...한·미 금리차 확대
17일 추경안 국회 통과...한은, 정책공조 차원 '금리인하'
금리 인하폭 촉각...빅컷(0.50%p 인하) 단행할까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실물경제가 악화하면서 한국은행이 이번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한은이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동결한지 3주만에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은은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을 둔 금융안정을 목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다. 2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펜데믹(대유행)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은의 '금융안정'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3일 한은도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금통위원들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임시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애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17일 예정된 코로나19 관련 추경안 국회 본회의 처리와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지켜본 뒤 18일께 임시 금통위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연준이 15일(현지시간) 긴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연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하면서 임시 금통위 일정도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금리 인하폭을 두고도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1.2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0.25%포인트만 내려도 국내 금융시장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서게 된다. 정책 공조 차원의 '금리 인하'여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자본유출 우려, 주택시장 불안정 등의 부작용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임시회의가 추경안 본회의 통과 이후로 예상되나 미 연준 등의 긴급 추가 금리인하 등을 고려하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환율 급등이나 금융불균형 경계로 0.50%포인트 이상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어렵지만 최소한 0.25%포인트 인하와 더불어 비둘기 성향으로의 정책기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금리차가 다시 1%포인트로 확대돼 자본유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해졌고,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금리인하 여부보다는 인하폭에 쏠릴 것"이라며 "현재 기준금리 0.25%포인트와 추가 인하 기대감 유지가 기본적인 시나리오지만, 최근 연준 결정 등으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