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배당성향 일제히 확대...주가부양 안간힘
4대 금융그룹, 배당성향 일제히 확대...주가부양 안간힘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2.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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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금융 26%대, 신한·하나금융 25%대
4대 금융지주 PBR 0.43배...과도한 주가 저평가
주가 저평가에 주주친화 정책 '시동'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금융그룹들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제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에도 저금리 장기화, 각종 은행업 규제 등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로 저평가된 주가를 부양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12일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들 금융지주는 각각 최근 이사회를 통해 2019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을 직전 연도보다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도 일제히 확대됐다.

신한금융은 2019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8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직전 연도 배당금 1600원(보통주 1주당)보다 250원 올랐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도 23.9%에서 25%(자사주 제외)로 1.1%포인트 확대됐다.

KB금융은 직전 연도보다 290원 오른 보통주 1주당 19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도 24.8%에서 26%로 1.2%포인트 늘었다.

하나금융은 보통주 1주당 1600원의 기말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 500원을 합하면 2019회계연도에 대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총 2100원이다. 이는 직전 연도 1900원(중간·기말)보다 200원 오른 규모다. 배당성향은 25.5%에서 25.6%로 0.1%포인트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배당성향을 가장 큰 폭으로 확대했다.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700원으로 50원 올렸고, 배당성향은 21.5%에서 26.6%로 5.1%포인트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기업이 거둬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얼마를 돌려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가 투자가치가 높은 셈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그룹들이 배당성향을 확대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실적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2배 수준으로 OECD 34개국 중 29위에 그친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9월 말 기준 PBR이 0.43배에 머물러 있다. PBR은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1배보다 작으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은행주는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대출 규제 강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사태 발생 등 잇단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PBR 추정치는 0.4배로 전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이번 배당과 관련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일부 은행은 예상을 상회했던 편이고, 배당성향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1%포인트 이상 상향돼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4대 은행지주의 기대 이상의 양호한 실적은 기대 이상의 배당으로 이어졌다"며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전년 대비 배당금을 늘렸으며 배당성향도 24.7%에서 26.2%로 늘렸는데 표면적으로 볼 때 주가에 긍정적인 뉴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