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실사결과에 판매 은행들도 '촉각'
라임펀드 실사결과에 판매 은행들도 '촉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2.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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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손실 불가피...회수율은 손실률과 달라"
판매사들, 소송 등 대응방안 논의

"투자자들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회수율이 손실률인 것은 아니다"

환매 중단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받아든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투자자들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그동안 판매사들은 만기 때 손실 여부가 바로 확정되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달리 라임펀드의 경우 투자 자산 부실 규모 등 회계법인의 실사를 확인한 뒤에야 손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펀드 회수율이 최소 50~58%라는 실사 결과가 나온 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을 100%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긴급히 손실 규모 파악에 나섰다.

앞서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모(母) 펀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매 중단 라임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자료제공=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라임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자료제공=라임자산운용

결과에 따르면 플루토 FI D-1호의 펀드평가액은 9373억원으로 회수율은 최소 50%, 최대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티스 2호의 펀드평가액은 2424억원으로 회수율은 최소 58%, 최대 77%다.

다만, 실사 결과에 따른 회수율이 손실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실사는 실제 펀드 기준가격 조정을 위한 것이 아닌, 라임펀드에 담긴 기초자산의 실재성과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회수율도 삼일회계법인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 추정치를 도출한 것뿐 실제 펀드 기준가격을 평가할 때는 해당 자산에 대한 시가 형성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라임자산운용 측도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매일 변동하는 펀드의 기준가격을 평가하는 것은 실무상 거의 이뤄지지 않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준가격이 조정돼 손실 규모가 파악된다고 하더라도 최종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매 절차 등에 따라 추가 자금 상환이 가능할 수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금융권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예상 회수율 범위 하단이 50~60%인 만큼 손실률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회수율이라는 게 최종 손실률은 아니어도 나중에 가져갈 수 있는 게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것"이라며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 입장도 있고,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나중에 고객분들이 가져갈 수 있는 몫도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라임펀드는 어떻게 담겨져 있는지 하나씩 다 봐야 하고, DLF처럼 지수화돼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다 보니 펀딩됐던 자산이 회수되고, 그게 안되면 또 상각을 하고 이렇게 진행되는 거라 손실 규모를 확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만에 하나 투자했던 곳이 이례적으로 활황이 불어서 다 정상화되는 경우도 가정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종 손실 규모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자산운용은 오는 17일부터 환매 중단 모펀드와 자펀드에 대한 기준가격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회사 측이 밝힌 일정에 따르면 해당 펀드의 손실예상액이 나오는 시점은 이달 27일 이후다.

손실예상액이 확정된 이후 판매사들이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판매사 공동대응단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부실하게 운용할지 몰랐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원래 판매사들이 이번 실사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는 건 14일"이라며 "14일에 결과를 받아본 뒤, 일단 고객들에게 상황에 대한 안내 통지가 나갈 예정이고, 이후에 판매사들과 공동으로 그런(소송)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