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성희 24대 농협중앙회장, 새바람 불러올 뚝심의 '농협인'
[CEO] 이성희 24대 농협중앙회장, 새바람 불러올 뚝심의 '농협인'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2.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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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농협에 몸담아...조직 생리 밝아
'농업 부흥·농협 개혁' 등 투트랙 경영전략

지난달 말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끝난 뒤, 당선인 이성희 신임 회장에게는 '50년 농협 인생', '첫 경기 출신 회장', '4년만의 재도전'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이는 50년 동안 농협인의 길을 뚝심있게 걸어온 이 회장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1971년 성남 낙생농협에 입사한 뒤 50년 가까이 농협에 몸담은 그는 첫 경기지역 출신 회장이다.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1998년 선출직으로 전환된 이후 강원도 원주, 충남 아산, 경남 밀양, 경북 경주, 전남 나주 출신이 맡았다. 선거 전부터 경기지역 출신 회장이 나올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3회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다. 당시 김병원 전 회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지만 4년간 묵묵히 다음 선거를 준비한 끝에 210만명에 달하는 전국 농민 조합원들의 '농민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을 두고 농업 부흥과 함께 농협 조직 자체의 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인물로 평가한다.

이 회장이 50년 가까이 농협에 몸담아 조직 생리에 밝은 것은 물론, 농협중앙회 이사, 상호금융운영협의회 위원, 감사위원장 등의 요직을 거치며 농협의 역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온 인물이어서다.

실제 그가 후보 시절 내건 공약들은 큰 틀에서 '농가소득 향상 및 농업 부흥'과 '농협 개혁 및 정체성 확립' 등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이 회장은 우리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등으로 농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농가소득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농업인 월급·퇴직금·수당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마련했다. 또 가사·육아 부담을 지고 있는 여성조합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농업 발전을 위해 청년농업인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다만, 해당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또 농축산물 유통 구조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그동안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농축산물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급등락 문제를 꼽아왔다. 이 문제는 기상 재해 등을 정확히 예측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10대 작물에 대한 수급 예측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파종에서 수확까지 전 단계를 모니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을 위한 미래 먹거리 창출 방안도 내놓는다. 우선, 디지털 농업인지원센터 설립, 농축협별 유통·금융몰 구축, 스마트 축사, 스마트 영농모델 보급 등 디지털 농협 구현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조합장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농협 조직에 대한 개혁도 추진한다. 이 회장은 가장 먼저 중앙회장 선거 제도를 간선제 방식이 아닌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의원 292명의 투표로 진행되는 간선제 방식을 두고 '불법·혼탁선거' 논란이 계속된 만큼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는 직선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경제·금융지주 및 중앙회 자회사 지배구조도 조합장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을 조합장으로 구성하고, 지역본부 대표 기능도 조합장에 맡길 예정이다.

이 회장은 현장 중심의 경영활동도 이어간다. 이미 지난 4일 취임식을 강원도 홍천군의 한 딸기 농가에서 개최한 이 회장은 "우리 농촌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일선 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이성희 제24대 농협중앙회장의 프로필이다.

▲1949년생(72세) ▲장안대학교 세무회계학과 졸업 ▲1971년 낙생농협 입사 ▲낙생농협 상무·전무 ▲1998~2008년 낙생농협 조합장(3선) ▲2003~2010년 농협중앙회 이사 ▲2008~2015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