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역대급' 실적 달성...신한금융 '리딩뱅크' 수성
4대 금융그룹, '역대급' 실적 달성...신한금융 '리딩뱅크' 수성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2.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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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지난해 순익 11조원 돌파
수익성은 악화...경영환경 악화 지속 전망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등 금융권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대 금융그룹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4.8% 증가한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4대 그룹은 모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한 것은 신한금융으로, 지난해 3조40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2018년 탈환한 신한금융은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글로벌과 비은행부문 성장에 힘입어 전년보다 순이익이 7.8% 증가했다. 글로벌 부문의 경우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 강화 전략을 통해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979억원의 손익을 시현했다. 또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인수로 비은행부문 손익은 15.3%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33.3% 늘어난 3조1517억원을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KB금융은 지난해 3조3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1000억원 이내로 줄여 두 금융그룹간 리딩뱅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양호한 대출성장률과 위험관리 중심 경영전략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준금리 하락 등으로 예대마진이 하락했음에도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여신 성장이 지속된 것이 컸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4.5% 증가했다. 탄력적인 여신 정책에 기반한 안전·우량 자산 중심의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2조40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05년 지주사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임금피크 특별퇴직금,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명동사옥 매각이익, 베트남 지분투자 관련 파생이익 등이 이를 상쇄했다. 또 견조한 대출 성장률이 지속돼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2.4% 늘었고, 그룹 IB부문 경쟁력 강화에 따른 인수주선 및 자문수수료 증가로 수수료이익도 1.5% 늘었다.
 
우리금융은 전년(2조192억원) 대비 5.7% 줄은 1조9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월 지주 전환에 따른 회계상 순이익 감소분(1344억원)을 포함하면 경상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은 우량 기업대출 위주의 자산과 핵심예금이 증가하며 수익구조가 개선됐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된 수익성 핵심지표인 순영업수익도 3.4%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부문 당기순이익도 2240억원으로 15.8% 성장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4대 금융그룹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부터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 대출규제 강화,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라임펀드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투자 상품 판매 위축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제 4대 금융그룹의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은 일제히 하락하는 추세다. 신한금융의 NIM은 2018년 말 2.08%에서 2019년 말 1.92%로 0.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98%에서 1.88%로 0.1%포인트 떨어졌다. 하나금융은 1.85%에서 1.68%로, 우리금융은 1.79%에서 1.63%로 각각 0.17%포인트, 0.16%포인트 하락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