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인으로서의 여정을 마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지난 3년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단어는 바로 '현장'이었다"며 "경쟁은행들이 흉내낼 수 없는 IBK의 저력 밑바탕에는 바로 691개, 현장의 힘이 있었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3년의 임기를 마친 김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은행장 이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센터장, 카드마케팅부장, 대외협력부장, 전략기획부장, 경영전략그룹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친 뒤 2016년 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했다.
김 행장은 임기 동안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 그는 취임 직후 내세웠던 '전 영업점 방문' 목표를 지난달 완수하기도 했다.
이날 김 행장은 "여러분의 모습을 직접 보고, 진짜 목소리를 듣는 일 만큼은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며 "격변의 시기에는 현장의 살아있는 정보만이 올바른 판단과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마지막 행선지를 군산으로 정한 것도 지역은행마저 철수한 군산지역의 산업단지와 상권, 그리고 주민들의 삶까지 짚어보고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가늠해 보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3년간 추진했던 '동반자금융'도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행장은 "전 세계 창업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그려낸 창업육성 플랫폼 'IBK창공'으로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손쉬운 소매금융에 집중할 때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BOX'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또 "역사상 첫 해외 M&A(인수·합병)도 우리 힘으로 성공시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직원들에게 "늘 해오던 방식을 버릴 줄 알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에 '왜?'라는 의문을 갖는 창의력이 필요하다"며 "어떤 비즈니스도 전략과 계획만으로 성공시킬 수 없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실행"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김 행장의 뒤를 이을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차기 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노동조합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당분간 임상현 전무이사가 직무대행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