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혁신금융 품고 '원·리딩·종합그룹' 고공행진
[2019~2020]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혁신금융 품고 '원·리딩·종합그룹' 고공행진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2.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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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품고 '외형·내실성장' 다잡아
'혁신금융사업' 손수 챙겨...2020년에도 이어간다
임기만료 앞두고 채용비리 재판·당국 의중은 '부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저금리·저성장 장기화에 금융업계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을 보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 포화, 규제 강화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은 리스크 관리·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계속하는 한편, 글로벌·디지털·영업 등 다방면에서 혁신을 추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금융지주사들의 노력은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비즈트리뷴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금융지주사 수장들의 올해 성과와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 '원·리딩·종합' 신한금융,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달성 목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직후 그룹 중장기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계열사들이 각 분야의 선두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리딩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2020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신한금융은 M&A(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투자 전략과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 등 '원(One)신한' 전략으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며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선, 올해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는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2조896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비은행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비이자이익과 글로벌 이익도 각각 37%, 19% 증가했다. 비은행·글로벌·비이자이익이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 30%, 10%로 대폭 확대됐다.

이러한 균형성장의 배경에는 원(One)신한 전략이 있다. 원신한은 특정 사업을 진행할 때 전 계열사가 협업해 균형성장, 사업영업 확대,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글로벌·비이자이익 부문의 고른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조직이 바로 GIB(그룹·글로벌투자금융)다.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사업부문인 GIB는 은행·금융투자·생명·캐피탈 등 4개 계열사의 IB 역량을 한곳으로 모은 곳이다. 각 IB부문을 한 데 모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자본시장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3분기 GIB부문의 영업이익은 5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조 회장은 계열사 협업을 통한 그룹 시너지 창출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의 개별 성장에도 힘을 쓰고 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7월 신한금융으로부터 6600억원을 수혈받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신한금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받으면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대형 금융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도 추진한다. 우선, 내년 1월 28일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40.85%를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021년 초까지 신한생명과의 통합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산 규모가 각각 30조원대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한다면 총 자산 66조원대의 대형 생보사로 거듭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업조직 성장과 판매채널 다양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의 효과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최대 역점사업 '혁신금융'...내년에도 '쭉' 이어간다

올해 조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은 '혁신금융' 분야다. 조 회장은 평소 "리딩금융그룹은 단순히 실적 면에서 1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의 수준을 높이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혁신기업·산업 지원'에서 찾은 것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올해 4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14개 그룹사, 직원 2000여명이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조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관련 사업을 손수 챙기고 있다.

신한금융은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통해 향후 5년간 모험자본 투자역량 업그레이드에 2조1000억원을, 창업·벤처·기술형 우수기업 여신지원 등 혁신성장 기업에 62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 혁신금융추진위원회가 출범식 당시 밝혔던 ▲혁신기업 대출 ▲혁신금융 상품  ▲혁신기업 투자 ▲혁신성장 플랫폼 등 핵심과제에 대한 평균 진도율은 6월 말 50%를 넘겼다. 특히, 핵심 사업인 혁신기업 부문에 8월 말까지 총 3808억원을 투입해 진도율 80%를 넘기기도 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혁신금융 사업에 대한 조 회장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조 회장은 매월 전 계열사 CEO들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혁신금융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특히, 혁신금융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해서는 정량·정성적 지표를 통해 관리하라는 조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신한금융은 내년에도 혁신금융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여기엔 저금리·저성장 장기화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만큼 혁신·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고민도 담겼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이나 신용카드 사업, 보험업 모두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잘 관리하면서 그동안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들은 연속성을 갖고 추진할 예정"이라며 "실질적으로 진행해왔던 경영 활동 중 대형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혁신성장'이었다"고 말했다.

◆ 조용병 회장, 3월 임기만료...어수선한 분위기 속 연임 '촉각'

현재 신한금융은 매우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조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됨에 따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된 가운데 선임 과정 비공개 논란, 금융당국 우려 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룹 안팎에서는 역대급 실적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조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내다보고 있다. 한편으론, 회추위가 내년 1월로 예정된 조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1심 공판 결과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장 선임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조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재판 결과와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CEO 리스크 우려 등이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신한금융의 회장 선임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의무는 지배구조법에 따라 투명하게 (선임) 절차가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이달 2일 조 회장의 연임과 관련된 '법률적 리스크 우려'를 밝힐지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입장이 있다면 그것을 알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와 변수 속에서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신한금융의 도약을 주도, 다시 한 단계 성장하는 길을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회추위는 총 3~4차례 회의를 진행한 뒤 다음 달 중순경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