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인 성과' 이대훈 농협은행장, 임추위 앞두고 연임 '촉각'
'돋보인 성과' 이대훈 농협은행장, 임추위 앞두고 연임 '촉각'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11.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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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 15일 첫 임추위
이 행장, 최대 실적·DT 성과...3연임에 쏠리는 관심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앞두고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사상 첫 '3연임'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15일 첫 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계열사 4곳에 대한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 계열사의 CEO들은 모두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최대 관심사는 이대훈 행장의 사상 첫 3연임 여부다. 지난 2017년 말 농협은행장에 오른 이 행장은 지난해 말 한 차례 연임된 바 있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이 행장의 3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연임 내 최대 실적을 시현하고, 그룹의 핵심 사업인 디지털전환(DT)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다.

우선, 이 행장은 실적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2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업황 부진 등으로 농협 비은행계열사들이 부진한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그룹의 실적 개선도 이끌었다.

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에도 1조19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 추세라면 올해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행장은 또 그룹 핵심 사업인 디지털전환·혁신금융의 발판을 다진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재임 기간 중 모바일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했고, 그룹의 디지털 컨트롤타워인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오픈했다. 특히, 이 행장은 지난 6월부터 농협금융의 디지털 특구인 서울 양재동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주 1회 출근하며 현장에서 직접 디지털사업을 챙기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내년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도 이 행장의 3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라도 인사에서 큰 변화를 주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관건은 보수적인 농협의 인사 관행을 깰 수 있을지다.

이 행장은 1985년 농협중앙회 입사 후 30여년간 농협에 몸담은 정통 '농협맨'으로, 농협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의 경우 단위조합이란 특성상 정치적·지역적 배경이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까닭에 차기 CEO 후보군이 다른 금융사 대비 넓고 다양하다. 농협 계열사 CEO들이 대대로 임기를 2년 이상 이어가지 않고 후임자에게 물려줬던 것도 이같은 농협의 특성이 영향을 줬단 분석이다.

또 지배구조 최정상에 있는 농협중앙회의 뜻도 고려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상 과거에도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행장 인선에 큰 영향을 줬던 탓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대훈 행장은 농협은행의 인사 관행만 아니라면 성과가 너무 좋아서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한다고 해도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며 "농협그룹 회장의 뜻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행하는 인물이라서 그룹 안팎에서 신임도 두텁지만 관례를 깰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말 끝까지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정도 윤곽이라도 잡히려면 일단 내일 임추위 열리는 것을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