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새식구, '가정용 로봇'들이 몰려온다
우리집의 새식구, '가정용 로봇'들이 몰려온다
  • 승인 2016.12.08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아 ·헬스 ·요리에…말동무도 되어주는 다재다능 '로봇시대' 성큼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홈을 전두지휘할 집사 '가정용 로봇'들의 출시가 임박해진 가운데, 로봇 연구에 주력해온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있다.

아이들의 교육과 놀이에 도움을 주고 가족의 건강을 보살펴 줄 뿐만 아니라, 내 상태에 맞춰 대화를 걸고 집안의 사물들을 스스로 제어해 주는, 말그대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로봇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8일 "앞으로 가정용 로봇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가족구성원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사람들이 자연어 기반의 대화를 통해 편하게 명령을 내리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스마트홈에서 가장 중요한 UI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히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것 뿐 아니라 스스로 사용자의 패턴을 파악해 자동으로 기계장치들을 제어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관리하고 재생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연구소는 "가정용 로봇은 단순 호기심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조금 재미있는 수준으로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며 "가정용 로봇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는 킬러앱의 발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유비텍, 오픈 소스 기반의 교육용 로봇 개발

유비텍(UBITECH)은 올해 거액을 투자받아 화제가 된 로봇 스타트업 중 하나로, 주로 아이들을 위한 놀이 및 교육용 로봇을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 시리즈와 교육용 로봇 키트인 지무로봇 시리즈가 있다.

유비텍 로봇은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서 원하는 동작을 수행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용자가 만든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유비텍 알파시리즈와 지무로봇 l 출처=유비텍
 
지무로봇의 경우 사용자가 로봇을 직접 조립해 만들고, 제공되는 앱을 통해 미리 만들어진 액션을 수행시키거나 오픈소스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 세계 커뮤니티 사용자들과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도 있다.

유비텍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올해 10월말 기준 총 1억 2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 가족의 건강을 돌보는 '헬스로봇, 셰프로봇'

헬스케어 로봇 '필로'와 요리하는 로봇 '몰리' 등 가족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로봇들도 나왔다.

'필로(Pillo)'는 가족의 건강 관리에 특화된 로봇으로, 로봇 내부의 안전한 공간에 약을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자에게 공급해준다.

▲ 헬스케어 로봇 '필로' l 출처=필로
 

가족구성원들의 음성과 얼굴을 식별해 해당 사용자에 맞는 투약시간에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제공하고 먹었는지 확인하는 등 투약 관리를 한다.

약이 떨어지기 전에 자동으로 재주문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건강과 관련된 각종 질문에 응답하고 필요하면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내년 7월 출시 예정인 필로는 가족의 건강과 관련한 '플랫폼'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져 다양한 헬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연동할 수도 있다.

▲ 몰리의 동작 화면 l 출처=몰리
 

요리하는 셰프 로봇 '몰리(Moley)'는 영국의 마스터셰프 우승자인 팀 앤더슨의 동작을 기반으로 각종 요리 방법을 학습한 로봇으로, 20개의 모터, 24개의 관절, 129개의 센서, 2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수 있다.

현재 시더스에서 지분 투자 형태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며, 내년 4분기까지 개발 및 출시 준비를 완료하는 것으로 예정돼있다.

■ 대화하며 작업 수행하는 소셜로봇 '지보'

MIT 교수이자 소셜 로봇의 선구자인 신시아 브리질 박사가 만든 지보(Jibo)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소셜 로봇을 표방한 제품으로, 인디고고에서 약 370만 달러의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과 올 상반기 두차례에 걸쳐 출시가 지연되고, 뒤늦게서야 북미 지역 외에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11월 1310만 달러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아 제품 출시가 취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소셜로봇 '지보' l 출처=지보
 

연구소는 "지보의 출시가 지연된 가장 큰 이유가 초기 개발자가 의도한 사용성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보측은 와이파이 충돌, 사람과의 대화 시 반응속도 지연, 오류 교정 등 여러 문제를 해결 중이라고 밝혔다.

계속 사람과 대화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지보의 특성상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통신 지연으로 사용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각각의 국가에 별도의 서버를 마련한 뒤 제품출시 국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지보의 사례에서 알수 있듯 가정용 로봇의 개발과 대중화와 관련한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낭만적 판타지 만으로는 곤란하고 산적한 문제들을 모두 극복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좋아하는 캐릭터 친구, 게이트박스

일본의 스타트업 윈크루의 게이트박스(Gatebox)는 홀로그램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든 홀로그램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통해 마치 반려자처럼 공동 생활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이트박스는 첫 번째 캐릭터로 아즈마 히카리라는 인기 소녀 캐릭터를 공개했으며, 추후 다양한 캐릭터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 출처=게이트박스
 

게이트박스는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먼저 말을 걸거나 SNS에 글을 올리거나 사용자에게 전화를 거는 등 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게이트박스를 통해 가전을 제어할 수도 있으며, 향후에는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택시를 부르는 등 O2O 서비스와도 연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의 '에코'나 국내 SK텔레콤이 출시한 '누구'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비주얼적인 요소를 추가한 형태의 기기라고 할 수 있다.

윈크루는 올해 말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선주문을 받은 후 내년중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즈트리뷴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