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국내최초 블록체인 컨소시엄 출범
금융투자업계, 국내최초 블록체인 컨소시엄 출범
  • 승인 2016.12.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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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 ㅣ LGCNS
 
한국금융투자협회는 7일 금융투자업권의 효율적 IT업무 환경전환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블록체인은 거래정보를 중앙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전통적 방식과 다르게 거래 참가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distributed ledger)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국내 블록체인 기술 연구 및 적용은 단일 기관 위주로 진행됐지만 다수 기관이 손잡은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블록체인의 본질적 가치가 실현되는 첫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협회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참여사의 기술력을 융합해 자본시장의 블록체인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4월부터 컨소시엄 출범을 위해 약 20여 차례의 논의를 거쳐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개념검증을 완료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3년간 업계의 업무 노하우와 블록체인 전문기업의 기술력을 융합해 금융투자업계 업무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을 단계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날 컨소시엄 발족식에는 금융투자협회와 21개 금융투자회사 및 5개 블록체인 관련 기술회사가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투자협회 산하 IT위원회는 블록체인 관련 국내외 사례연구 및 기술검증 결과를 컨소시엄과 공유하고 기술교육 등을 통해 블록체인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IT위원회는 올해 4월부터 증권선물전산협의회(CIO) 및 증권선물정보보호협의회(CISO)와 공동으로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참여 회원사들과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관기관 및 학계와 함께 인증분야 공동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박선무 금융투자업권 CIO협의회 회장(NH투자증권 상무)은 “다수의 금융회사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국내 첫 사례로서, 블록체인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금융투자자의 금융거래 편의성, 안정성, 경제성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금융투자협회 및 21개 회원사(NH투자증권, 대신증권, 동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 HMC투자증권, LIG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선물,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와 5개 기술파트너사(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 코인원, 노매드커넥션, 피플인사이드)가 참여한다.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이다.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 확정된 거래내역이 담긴다. 블록에 담을 거래내역을 결정하는 주체는 사용자다. 모든 사용자는 블록체인 사본을 각자 갖고 있다. 과반수가 넘는 사용자가 동의한 거래내역만 진짜로 인정하고 영구적으로 보관할 블록으로 묶는다. 새로 만든 블록은 앞서 만든 블록체인 뒤에 덧붙인다. 이런 과정은 일정 간격으로 반복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가장 유명한 사례는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이다. 비트코인에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자.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고안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0월31일 암호화 기술 커뮤니티 메인에 ‘비트코인: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올렸다. 그는 비트코인을 “전적으로 거래 당사자 사이에서만 오가는 전자화폐”라고 소개하고 “P2P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중지불을 막는다”라고 적었다.

P2P 네트워크를 통해 이중지불을 막는데 쓰이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신용이 아니라 시스템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성했기에, 제3자가 거래를 보증하지 않아도 거래 당사자끼리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안에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내역을 기록한다. 그래서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다른 말로 ‘공공 거래장부(public ledg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거래장부는 금융 거래를 성사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돈을 주고 받은 사실을 거래 장부에 꼼꼼히 기록하고 확인하지 못하면 은행은 제 역할을 못한다. 그래서 거래장부를 기록∙관리하는 일을 금융 거래의 핵심으로 꼽는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는 거래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다양한 대책을 세운다. 거래장부를 보관하는 서버는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건물 깊숙한 곳에 두고 각종 보안 프로그램과 장비를 구비한다.

24시간 경비를 서고 서버를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이유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중요한 정보를 꽁꽁 싸매고 숨겨야 한다는 보안의 상식을 뒤엎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데이터를 조작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을 고안했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안정성이 더 커진다. 이게 바로 비트코인 블록체인이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