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실험, 계산대 없는 'AI 편의점' 시대 연다
아마존의 실험, 계산대 없는 'AI 편의점' 시대 연다
  • 승인 2016.12.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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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캐셔 일자리 위협하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계산대와 점원은 없고 물건만 있는 인공지능(AI)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를 선보인다.

뉴욕타임즈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5일(현지시간) 167㎡(약 50평) 규모의 계산대 없는 편의점 ‘아마존 고’를 시애틀에서 개점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 서점’을 개설한 데 이어 소매점 시장으로 오프라인 영역을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이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아마존이 아마존 서점을 시애틀 유니버시티 빌리지에 개설한 데 이어 편의점을 오픈해 오프라인 시장으로 더 많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며 “기존 매장과는 다른 스마트 매장의 성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 출처=유튜브 영상 캡쳐
 

■ QR코드 찍고 들어가 물건들고 나오면, 끝!

‘아마존 고’는 여느 편의점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지만 계산대가 없다 보니 물건 구입 방식이 독특하다.

매장 입구 통로를 지나며 지하철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찍듯이 스마트폰에 로그인된 아마존 계정을 스캔하고 들어간 뒤 원하는 상품을 담아 그대로 나오면 된다.

기존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상품을 계산대에 하나씩 늘어놓고 계산하는 절차가 없어진 셈이다.

고객이 진열대에서 상품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앱 카트에 담겨지고, 출구로 나오면 모바일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체크아웃 라인(Checkout line)'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유튜브 영상 캡쳐
 

시애틀 중심지역에 있는 아마존의 새 업무용 빌딩 1층에 마련된 '아마존 고' 편의점의 첫 매장은 현재는 자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다.

매장에서는 가공식품 외에도 쉐프가 직접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편리하게 저녁식사를 만들 수 있는 식사 키트도 내놓을 계획이며, 시범 서비스를 거친 뒤 내년 초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 머신러닝 발전이 이뤄낸 '계산대 없는 상점'

아마존은 "4년 전 우리는 줄을 서지 않고 계산대도 없는 쇼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컴퓨터 시각화와 인식 센서 융합, 머신 러닝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꿈을 실현해 줬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함께 기술 개발에 참여한 구글은 “컴퓨터 시각화, 인식 센서의 융합, AI의 딥러닝(심화학습) 기술이 가게와 진열대에 장착돼 있다”면서 “어떤 상품을 선택했다가 다시 가져다 놓으면 아마존 계정의 장바구니에서는 이를 정확히 인식해 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고의 매장에 적용된 기술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매장을 경험자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와 유사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가 주행환경을 실시간 분석해 운전자 없이 목적지까지 가듯, 아마존 고는 AI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을 적용해 점원 없이 쇼핑을 마칠 수 있는 상점이다.

아마존은 “이름처럼 물건을 들고 그대로 가면(Go)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고객이 선반 위 물건을 집었다가 다시 놓아두고 간 뒤 마음이 바뀌어 다시 돌아와 물건을 가져가도 각종 센서를 통해 상품을 ‘최종적으로’ 샀는지, 사지 않았는지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더버지는 “아마존 고 소비자와 절도범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아마도 소비자의 아마존 계정에 안면 인식 기술을 매칭시키는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출처=유튜브 영상 캡쳐
 

국내에서도 고객이 바코드 스캐너를 들고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거나, 무인 계산대에서 상품을 직접 결제해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의 ‘스마트 쇼퍼’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결제나 배송을 위해 별도의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아마존 고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이란 평가다.

■ 아마존, 오프라인 영역으로 무섭게 확장중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기업인 아마존이 올해 이 소비자 유통에서만 1350억달러(한화 약 159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 뿐만 아니라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드론 등 미래 기술과 운송 시스템, 사물인터넷인 홈IoT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B2C에서는 아마존 북의 미래형인 e북 태블릿 '킨들'을 출시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성공했고, B2B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130억달러(한화 약 15조2천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아마존은 1년 전 시애틀의 한 쇼핑몰에 첫 오프라인 서점을 연 뒤, 샌디에고와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추가로 서점을 오픈했고, 시카고와 보스톤에도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아마존 프레쉬(Amazon Fresh) 서비스를 통해 식료품 배달업에도 뛰어들었다.

뉴욕타임즈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이같은 자동화 판매 방식의 매장 외에도 커피 매장의 드라이브 쓰루(Drive-Thru)처럼 식품 목록을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 주문한 뒤 자동차를 이용해 픽업할 수 있는 새로운 매장 개념도 연구하고 있다"며 "시애틀에 추가로 두 곳의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