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전지현의 미라클] 패션 무지렁이, '패션왕국' 이루다…이랜드, 부침 벗고 IPO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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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의 미라클] 패션 무지렁이, '패션왕국' 이루다…이랜드, 부침 벗고 IPO '훈풍'

기사입력 2018.06.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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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1980년 9월23일 이화여대 광생약국 앞 약 6.6㎡ 규모 작은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가 문을 엽니다. 현재의 40~50대라면 한번쯤 입어본 패션 브랜드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이 자그마한 가게가 30여년 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유통기업이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1983년 이후 교복 자율화 조치의 물결로 캐쥬얼 패션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던 그때. 고품격 캐주얼 브랜드 이미지에 소득수준에 맞는 '중저가 브랜드 의류'란 가격정책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던 기업. 올해로 38살을 맞은 바로 '이랜드그룹' 이야기입니다. 이번 <전지현의 미라클>은 국내 대표 패션기업, 이랜드그룹 속으로 빠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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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9월23일 이화여대 광생약국 앞 약 6.6㎡ 규모 작은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가 문을 열었다. 이 작은 가게는 훗날 패션 공룡 이랜드그룹이 된다. <사진=이랜드그룹>

◆'패션 무지랭이'가 패션왕국 '이랜드월드'를 탄생시키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1980년 이화여대 앞 작은 보세 옷가게를 열며 패션업계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오랜 세월 교회장로를 하며 국내 대표적 기독교 기업의 하나인 이랜드를 이끌어온 박 회장은 사업 초반, 교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원단을 직접 구해가며 패션공룡 이랜드를 시작했습니다.
 
박 회장의 이랜드 성공신화가 눈에 띄는 이유는 패션 비전문가의 열정으로 세워진 곳이란 점 때문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온 박 회장은 '패션 무지렁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랜드 그룹 초석을 다지던 당시 매장에서 이대생들에게 코디를 직접 제안하고 디자인 팜플릿을 제작해 나눠준 것이 반응을 얻게 됩니다.
 
당시 모았던 박회장의 패션 디자인 팜플릿은 추후 이랜드그룹내 패션브랜드의 디자인제작에 적용될 만큼 뛰어난 감각을 지닌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만난 김일규 이랜드월드 대표(부사장)는 "박회장은 초반에 모으며 구상했던 디자인 샘플을 추후 이랜드가 전개한 대다수 브랜드 디자인 제작에 내놓곤 했다"며 "전공도 아니었지만, 박 회장의 패션에 대한 감각과 열정은 그 누구보다 뛰어났다"라고 하더군요. 김 대표는 청년시절에 박 회장과 같은 교회에서 인연을 맺고 사업초기 참여한 창업멤버 중 한명입니다. 
 
실제, 프랜차이즈 후드티를 뜻하는 ‘맨투맨’은 박 회장이 만든 용어입니다. 구김이 안가는 ‘링클프리’ 면바지 역시 이랜드가 최초로 상품화한 것이었죠. 특히 박 회장이 사업 초기에 만든 브랜드 헌트는 1993년 월매출 100억원을 올리며 단일브랜드로는 국내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도 토하죠.
 
그렇게 이랜드는 1986년 법인 설립 첫해 6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연평균 200~300%씩 고공비행하는 '신화창조'를 이어갑니다. 패션으로 시작했지만 이랜드는 그룹 창립 35주년을 맞는 2015년 ‘의(衣 패션, 백화점·아울렛)·식(食 외식)·주(住 주거 및 생활 )·휴(休 호텔 및 리조트)·미(美)·락(樂 엔터테인먼트)’ 6대 사업 영역에서 250여개 브랜드, 3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거대 그룹으로 급성장합니다.
 
M&A 귀재의 철학 "버린 곳을 싸게 인수해 부활시킨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이랜드그룹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였습니다. 때문에 혹자는 이런 이랜드그룹 행보를 두고 '잡식성 먹게비'란 별칭을 붙이기도 했죠. 때문에 붙여진 박 회장의 별칭역시 'M&A 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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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사진 좌)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사진 우). <사진=이랜드그룹>

박 회장은 2003년 데코, 2004년 뉴코아에 이어 2005년에는 해태유통, 태창 내의사업 부문, 2006년 삼립개발 하일라콘도와 의류업체 네티션닷컴, 2009년 한국콘도, 2010년 동아백화점 5개점, 우방랜드 등 20여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키지만, 이 과정에서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것은 국제상사와 세이브존 단 두 곳 뿐이었습니다.

 
박 회장의 M&A에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이랜드그룹의 또 다른 수장인 박 회장의 여동생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과거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버린 곳을 싸게 인수해 부활시킨다"며 '주로 도산했거나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사들인다'는 원칙 아래 M&A로 사업을 확장하는 점을 자랑스레 설명하더군요.
 
일례로 켄싱턴 제주호텔은 기존 20여년간 공사간 중단된 채 흉물처럼 방치됐던 서라벌 호텔을 2010년 이랜드가 인수한 곳이었습니다. 이후 이랜드는 300억원을 투자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2014년 6월 특1급 호텔로 문을 열었고, 오픈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6년 5월 흑자 전환에 성공시킵니다. 올해 2월엔 켄싱턴 제주호텔을 1170억원에 매각해 현재 후속 작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사들이는 기업'에서 '파는 기업'으로 수정된 전략, 2번째 성공신화를 향한 도약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이랜드그룹 신화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2016년이었습니다. 차입금을 통한 연이은 기업인수로 재무건전성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는데요. 시장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죠. 지난해 초 결국 이랜드그룹은 3대 주요 기업평가기관에서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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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랜드그룹은 '사들이는 기업'에서 '파는 기업'으로 전략을 잠시 수정, 지난 2년간 보유 부동산 및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 브랜드 매각을 통해 차입금 감축에 나서게 됩니다.
 
그 결과, 2013년 한때 398.6%와 55.8%에 달하던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연결기준)과 차입금의존도(연결기준)를 올해 3월 기준 각각 168%와 39.9%까지 줄이는데 성공합니다. 이랜드리테일 역시 2014년 부채비율 261.3%에서 지난해 103.2%까지 끌어내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 같은 노력을 입증하듯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19일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기업신용등급과 기업어음등급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상향 조정합니다.
 
이 영향에 내년 이랜드리테일 IPO라는 본 게임을 앞두고 실시되는 자회사 이리츠코크렙이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입니다. 이리츠코크렙의 청약 미매각 물량 처분도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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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중인 50여개 매장 중 매출액 기준 10권 내 뉴코아아울렛 3개점(야탑점, 평촌점, 일산점)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공모부동산투자회사(REITs)입니다.
 
이미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상품 안정성과 높은 배당률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죠.
 
이제 남은 작업은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될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함께 이랜드패션과 이랜드파크 상장을 준비, 지배구조 투명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것이란 시장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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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현재 재무건전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간 차입금을 통해 기업확장을 이뤄왔던 이랜드그룹이 내년부턴 건전한 재무상태와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서는 '2.0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벌써부터 주목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호텔레저부문인 이랜드파크에 여성 전문 경영인을 선임했습니다. 잇따른 부동산 매각으로 호텔사업 축소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랜드그룹은 민 대표 선임 배경으로 향후 호텔사업에 대한 '브랜딩화'를 강조하더군요.
 
그간 메리어트그룹, 스타우드그룹 등 세계적인 호텔프랜차이즈기업과 같이 이랜드그룹은 호텔사업에서의 프랜차이즈화를 밑그림으로 '브랜딩 전문가' 민 상무를 선임한 것입니다. 실제 민 대표는 ‘로이드’, ‘OST’ 등 주얼리 브랜드와 '미쏘’, ‘슈펜’ 등 SPA 브랜드를 그룹 내에 안착시키는데 일조한 인물이죠.
 
재도약에 나선 이랜드그룹. 내년부터 또 다시 새롭게 써내려갈 박 회장의 신화가 궁금해집니다.
[전지현 기자 gee7871@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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