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 채용비리 얼룩진 은행권…은행고시 부활이 대책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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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채용비리 얼룩진 은행권…은행고시 부활이 대책 맞나?

기사입력 2018.05.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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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잇딴 채용비리 의혹으로 십자포화를 맞은 은행들이 개선책으로 '은행고시 부활' 카드를 꺼내들었다. 객관적인 채용 절차를 마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은행들의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필기시험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모범규준에는 필기시험 도입과 서류전형 평가의 외부기관 위탁, 블라인드 면접 방식 도입, 외부인사 면접 참여 등이 포함된다.
 
모범규준 태스크포스(TF)에는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BNK부산은행 등 총 10개 은행이 참여했다.
 
이번 모범규준에 따라 우리은행은 11년 만에 상반기 전형절차에 필기시험을 추가했다. 이미 필기전형이 있던 국민·하나·농협은행 등도 이에 맞춰 시험 난도 강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번 모범규준 마련은 채용비리 근절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겠다는 은행업계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험 성적에 따라 줄 세워 채용하는 은행고시의 부활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오히려 채용 기회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용절차가 시험이라는 일정한 틀에 얽매일 수 있어서다.
 
1990년대 들어 대부분의 은행들이 은행고시를 폐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은행들은 은행에 맞는 인재상을 채용하기 위해 단순 성적순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심층 면접, 블라인드 채용 등 다양한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은행권의 움직임에 따라 은행고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은행 고위관계자는 "고시라는 건 시험을 잘 보는 친구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어 결국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라며 "오히려 채용의 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고시가 또 다른 고시족 양산에 일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학원가에서는 은행고시와 관련해 취준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 발 빠르게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말까지 떠돈다.
 
채용비리 근절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은행고시가 오히려 채용기회 축소, 획일화된 채용 시스템 등의 부작용을 낳을까 우려스럽다.
 
특히, 필기점수까지 조작했던 지난 채용비리 사태를 비춰봤을 때 은행고시 부활이 과연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한 최선책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김현경 기자 kimgusrud16@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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