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영도조선소 특수선사업 집중...신선대 이전설 '솔솔'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영도조선소 특수선사업 집중...신선대 이전설 '솔솔'
  • 승인 2016.04.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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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조선소 ㅣ 한진중공업 제공
 
[비즈트리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특수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상선 부문의 비중을 점차 줄여가기로 했다.

채권단은 특히 한진중공업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규모를 1400억원으로 확정하고 금리 인하 등 재무 재조정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채권단(산은 포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영도조선소 처리 문제를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회의에서 한진중공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최종 점검한 뒤 △영도조선소 상선 부문 정리 및 특수선 사업 집중 △자금 추가 지원 △대출금리 인하 등의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지난 1월 한진중공업에 대한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한 후 실사작업을 진행해 왔다.

영도조선소 사업 방향 어떻게? 

채권단은 실사 결과 영도조선소의 상선 부문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 오는 2020년까지 영도조선소를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전환하는 한편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상선 건조를 전담토록 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지난 2009년 필리핀 수빅만에 완공된 총 면적 300만㎡(약 90만7500평)의 현지 최대 조선소다.

세계 최대 규모인 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등을 수주할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영도조선소는 선박을 건조하는 공간인 도크를 총 3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6만 ㎡에 불과한 협소한 부지와 설비 노후화로 선박 대형화 추세에 부응하지 못한 채 6000TEU급 이하 컨테이너선이나 중소형 선박만을 건조해왔다.

중소형 선박 시장의 경우 이미 중국 조선사들과의 가격경쟁이 치열해 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채권단 일부는 영도조선소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수선부문이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 이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특수선 제작이 가능한 조선업체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이다. 한진중공업은 군수송함과 상륙함, 전투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영도조선소 상선 부문을 인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남은 일감 등을 따져봤을 때 자연스럽게 특수선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다른 대형 조선사와 달리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없다”며 “한진중공업이 자산을 매각할 때까지만 지원해주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장기적으로 상선부문 사업을 정리하게 된다.

채권단은 내년이면 수주잔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선부문을 점차 정리하고 2020년까지 수주잔량이 남아 있는 특수선부문에 집중해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게 되면 한진중공업의 상선부문은 모두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전담하게 된다.

상선부지는 상선의 인도가 끝나는 대로 임대를 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선 부문의 인도가 끝나면 해당 부지는 임대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경제계는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가 신선대 부두로 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지난 2월 '북항 그랜드 마스터 플랜(북항 플랜)'을 발표하면서 영도조선소의 이전설에 힘을 실어 주었다.

시는 북항 플랜을 통해 영도조선소 부지와 인근 지역을 영도 베이타운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맞은편 신선대 부두는 고부가 조선 등 해양 관련 산업부지로 개발키로 했다.

그러나 신선대 부지를 소유한 해양수산부측은 북극해항로의 개통 등 물동량 처리를 위해 장기간 신선대 부두 운영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 부산 신선대 부두 ㅣ출처=유튜브
 
■한진중공업, 1400억원 추가 지원받을 듯

채권단은 실사결과를 토대로 한진중공업에 14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당초 12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지만 실사 결과 200억원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자금난에 몰려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 산은으로부터 13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상태다.

신규자금 1400억원까지 합하면 모두 2700억원이 지원되는 것이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 지원책을 담은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25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하고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이 갚아야 할 은행권 부채는 2015년 12월기준으로 1조6천억원에 이른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