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부진사장, 노블리스오블리제 대명사
삼성 이부진사장, 노블리스오블리제 대명사
  • 승인 2014.03.1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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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파동 씻어내고...갈채받다

2014년 3월 19일. 이날 삼성가 이건희회장의 장녀이자 호텔신라 사장인 이부진 사장이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일약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흔히 SNS공간에서 있을법한 삼성가(家)를 향한 질투도, 이유없는 반항적 댓글도 눈에 띄지않는다. 국내 최대 재벌가 맏딸의 '배려'에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일수 있을까.

여하튼,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이번 80세고령 택시기사에 대한 '배려'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답안을 제시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당장 스타 연예인에 버금가는 '스타 여성 CEO'로 인기를 구가할 기세다. 재계일각에서는 3년전 '치명상'에 버금가는 '한복논란'의 이미지도 이번일을 계기로 말끔하게 씼어냈다고 입을 모은다.

■80세 할아버지 택시기사에 대한 배려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택시 운전기사 홍 모(82)씨가 몰던 모범택시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 현관으로 돌진해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승객과 호텔 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은 완파되는 등 총 5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 당시 홍씨는 택시의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홍씨의 운전 부주의로 조사를 마무리지었다. 홍 씨는 4억원이 넘는 금액을 신라호텔에 변상해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이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은 이부진 사장은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다. 낡은 반지하 단칸방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홍 씨의 사정을 감안해 배상을 요구하지 말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지급하라"며 4억원 변상의무를 면제 조치하고 사측 부담으로 해결했다. 홍씨는 이에대해 "사고로 거리에 나 앉을 상황에 눈앞이 캄캄했다. 내가 사과를 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호의를 받아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3년전에 무슨일이
 
2011년 4월. 호텔신라는 "식당에 입장하려는 고객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호텔신라 뷔페식당에 한복을 입은 손님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내린 조치였다.
 
 호텔신라는 한복 출입 거부와 관련 "지난해부터 한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는 고객들에게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뷔페 특성으로 인  해 식당 내 고객들간의 접촉이 많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분들께 일일이 안내를 해줬으나 이번에는 식당 근무직원의 착오로 미숙하게 안내됐다"고 해명했다.
 
호텔신라측은 "다른 손님이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을 입은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옷이 밟히는 등으로 인해 고객들간의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커지자 이부진 사장은 한복디자이너 이혜순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를 했고,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한복파동'에 물든 이미지는 쉽게 가시지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녀의 프로필
 
이부진사장은 재벌가의 상속녀로 통한다. 초고속 승진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1970년 10월 6일생인 이부진 사장은 대원외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15년 만에 호텔신라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되자, 피할수 없는 '재벌가 초고속승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 정체에 빠진 호텔신라를 해외 면세점 입점을 통해 매출을 크게 신장시키는 등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