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고민 “RBC 및 운용자산수익률 역대 최악”
보험업계의 고민 “RBC 및 운용자산수익률 역대 최악”
  • 승인 2016.04.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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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RBC)과 운용자산수익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보험업계 영업 손실이 올해에도 가중될 것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011년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진 전체 평균267.1%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요구자본은 크게 늘어난 반면 대규모 주주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의 영향으로 가용자본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회사 재무·경영 상태 판단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보험회사 건전성 측정 지표로 사용되는 RBC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된다. 여기서 가용자본은 보험사가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의 총량을 뜻하며 요구자본은 각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의 손실 금액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은 신용리스크 측정시 통계적 신뢰수준을 기존 95%에서 97%로 상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전체 보험업계의 요구자본이 전분기 대비 2조2,039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가용자본은 주주배당, 자사주매입 등 차감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전분기 대비 6,989억원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지난 해 말 기준 생보업계의 RBC비율은 278.3%로 전분기 대비 18.8%포인트 낮아졌고 손보업계는 244.4%로 15.4%포인트 하락했다. 

업계관계자는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RBC 비율이 현재 100%를 상회하며 유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을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신용리스크 신뢰 수준은 올 연말 다시 한번 97%에서 99%로 상향 조정시킴에 따라 올해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RBC비율은 추가로 악화 될 전망이다.

▲ RBC비율 변동추이ㅣ출처=금융감독원
 
RBC비율만큼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 운용자산수익률 역시 보험업계 숨통을 바짝 조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평균 4.0%를 보이며 1991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내 30개 손보사·재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지난해 평균 3.79%로 전년 3.94%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업계관계자는 "부채에 대한 평균금리가 보유 자산에 적용된 평균 금리보다 높아 보험업계가 역마진 심화로 인한 손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업인 영업 실적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보험업계는 지난해 큰 타격을 입었다. 생보업계의 경우 지난 2013년 18조8118억원에서 지난해 20조9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손보업계도 같은 기간 4조9426억원에서 6조330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런 보험업계의 영업손실 증가는 결국 지난해 말 중소형 손보사를 주축으로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대형 손보사가 3% 가량의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고 생보사 역시 예정이율을 평균 0.2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평균 5~10% 보험료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각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0%로 적정 손해율인 78%를 10%포인트 이상 상회했고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지난 2011년 109.9%에서 지난 2014년 122.9%로 올랐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124.2%까지 증가했다.

여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보험사 건전성 잣대인 지급여력비중(RBC) 제도를 전면 수정한다고 밝히면서 보험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을 전면 개편하기로 밝히면서 2009년 도입된 RBC제도가 6년여 만에 사실상 폐지되고 새로운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이 도입된다.

작년부터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올해 들어서까지 이어지고 있고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어 앞으로 각 보험사의 대책마련이 더욱 시급해질 전망이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