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비? 관계사 뒷걸음질?…몸집 커진 유한양행, 수익성 아쉽다
미래 대비? 관계사 뒷걸음질?…몸집 커진 유한양행, 수익성 아쉽다
  • 전지현
  • 승인 2019.02.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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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50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절반 가량 떨어져 수익성면에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평가다.
 
18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3.9% 증가한 1조5188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제약업계에서 매출 1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곳 중 제약업계 2·3위인 곳은 한국콜마와 GC녹십자다. 두곳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각각 1조3579억원과 1조3349억원으로, 유한양행보다 1500억원 가량 뒤쳐져 있다. 
 
유한양행은 매출에서 몸집을 키웠지만, 수익성은 반대 행보를 보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이 501억원으로, 전년보다 43.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83억원으로 46.8% 떨어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1분기 7.6%를 정점으로 연속 미끄럼을 타며 4분기에 2%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1.9%로, 1분기(7.6%)에 견줘 5.7%포인트, 2017년 4분기(2.8%) 대비 0.9%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증가하는 R&D 비용·종속회사 부진 영향에 수익성도 '뚝'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가 ▲R&D비용 증가 ▲매출원가 및 판관비 증가 ▲장기투자자산 처분이익 및 평가이익 감소 ▲종속회사 및 지분법투자회사 이익 감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해 R&D에 역대 최대 금액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R&D투자액은 1105억원으로, 전년 1016억원보다 약 90억원, 2016년 852억원보다 253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유한킴벌리, 유한화학, 유한메티카 등 주요 관계사들의 뒷걸음질 친 영업이익도 전체 수익성을 갉아 먹고 말았다. 실제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매출 1조3104억원으로 전년보다 0.7%, 영업이익은 1825억원으로 전년보다 14.8% 감소했다.
 
유한화학과 유한메디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유한화학은 지난해 매출 18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0.8% 줄어든 가운데 영업손실 62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유한메디카는 매출액(68억원)이 37.3% 감소, 영업손실은 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키웠다. 유한화학과 유한메디카는 유한양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관계사들의 부진한 성적표를 떼어 놓더라도, 유한양행은 지난해 신통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유한양행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5067억원으로 전년보다 3.8%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24.2% 주저 앉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역시 앞선 연도보다 26.4% 미끄러졌다.
 

 

세부적으로는 매출 74.9%를 차지하는 약품사업에서 지난해 매출이 1조1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조592억원보다 6.7% 늘었지만, 해외사업부문(매출 16%)이 매출이 전년보다 9.1% 감소한 2415억원을 보였다. 

 
이제 관심은 올해 수익성 개선 가능여부에 쏠린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진행한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금이 2019년 매출로 잡히면서 매출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다국적제약사 얀센바이오와 1조4000억원 규모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 얀센으로부터 계약금 5000만달러(500여억원)을 지급받아 올해 매출로 반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이 올해초 R&D를 더욱 강화하겠단 전략을 내세운 만큼, 올해 역시 큰폭의 이익개선을 이루긴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유한양행 R&D 비용을 매출 목표인 1조6400억원의 10% 수준인 1657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