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이번주 '릴레이 IR'…즉시연금·자보료·노사갈등에 어떤 입장 내놓을까?
보험사, 이번주 '릴레이 IR'…즉시연금·자보료·노사갈등에 어떤 입장 내놓을까?
  • 김현경
  • 승인 2019.02.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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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 손보사 '자보료 인상·내홍 수습' 의지 관심 집중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이번 주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상장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상장 손해보험사들이 릴레이 IR(기업설명회) 일정으로 바쁜 한 주를 보낼 예정이다.
 
최근 즉시연금 소송과 자동차보험료 인상, 노사갈등 등 해결 과제를 잔뜩 안고 있는 보험사들이 이번 IR을 통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일(19일)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20일 삼성화재, 21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DB손해보험, 22일 현대해상이 IR을 개최한다. 다음주 25일과 26일에는 각각 오렌지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의 IR이 예정돼 있다.
 
우선, 생명보험사 IR에서는 즉시연금 소송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생명을 상대로 금융소비자연맹이 제기한 즉시연금 미지급 관련 공동소송 첫 공판이 오는 4월 12일 열리는 데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으로부터 채무부존재소송을 당한 즉시연금 민원인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즉시연금은 보험 가입 시 보험료 전액을 일시에 납입한 뒤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가입자의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 등 일부를 공제하고 나머지 보험료를 운용하는데, 이번 분쟁은 보험료 원금 중 공제하는 부분에 대해 보험사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가입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금융당국에서도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부실한 약관 내용을 근거로 가입자들에게 공제한 부분을 일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일괄지급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채무부존재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싸움'으로 비화했다. 
 
즉시연금 분쟁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개월간 총 1500여건의 즉시연금 분쟁조정 일괄 신청이 접수됐다. 삼성생명이 약 700여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화생명 220여건, 교보생명이 110여건으로 뒤를 이었다. 

 

손해보험사 IR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상에 대해 각 보험사들이 어떤 입장을 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업계에서는 자보료 추가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지난달 자보료를 일제히 올렸지만, 지난해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 등 계절적 요인과 인건비 상승,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손실 규모를 메꾸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번 IR을 통해 손보사들이 자보료 추가 인상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IR에서 자보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실제 올해 초 자보료를 인상한 바 있다. 
 
손보사 IR에서는 업계 현안 외 노사갈등 등 개별 이슈에 대한 언급도 있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해상 노사는 성과급 축소 개편안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당장 18일 성과급 축소 개편안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한 노조 측은 "사측이 아무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과금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이는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해상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규모다. 사측은 2012년 기준에 맞춰져 있는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성과급 최소 지급(기본급 100%) 기준을 당기순이익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측은 2012년 이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대폭 커진 데다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 저하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한 자본확충 부담 등으로 성과급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성과급 규모와 상관없이 사측이 노사합의 관행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성과급 기준을 변경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곳은 현대해상 뿐만이 아니다. KB손해보험도 희망퇴직 기준을 둘러싸고 노사간 이견이 커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 하고 있다.
 
노사 갈등은 총파업 등 경영 공백은 물론, 실적과 회사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IR에서는 내홍 수습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생보사, 손보사 모두 작년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남아있는 리스크라도 최대한 줄이고 싶은 게 투자자들의 마음일 것"이라며 "금감원 종합검사가 시작되면 (보험)업계가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게 뻔한데 그런 점에서도 관련 리스크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