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부진에 엇갈린 지방금융지주 2018년 실적…JB '약진', BNK·DGB '방어'
지역경기 부진에 엇갈린 지방금융지주 2018년 실적…JB '약진', BNK·DGB '방어'
  • 김현경
  • 승인 2019.02.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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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비용'에 실적 희비, "올해 BNK '불확실성', DGB·JB '성장 담보'"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지방금융지주 3사 중 JB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성과를 냈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지만 지역 경기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해 50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4.9%(990억원) 증가한 실적이지만, 4분기엔 37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BNK금융이 4분기 적자를 낸 것은 희망퇴직 비용 561억원, 판관비 및 충당금 적립 비용 615억원, 계절적 충당금 적립 603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 따른다. 다만, IB·WM부문 중심의 수수료이익 증가와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매각이익으로 대규모 손실을 방어했다.
 
연 6000억원 순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BNK금융은 올해 역시 쉽지 않은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부터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BNK금융의 순이자마진은 2.19%로 1분기(2.32%) 대비 0.13%포인트 악화됐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 하락을 방어하던 자산 건전성 개선 추세와 비이자이익 강화 흐름 추세가 약해지고 있다"며 "BNK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BNK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4대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 해운, 건설, 자동차업종의 여신비중이 각각 10%, 11%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평균 취약업종 여신비중이 4.7%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평균 취약업종 여신비중은 8.8%다. 여기에 최근 해당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BNK금융의 실적이 저하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DGB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9% 증가한 38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 개별 순이익만 1049억원이지만,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1613억원을 제외하면 은행 계열에서만 4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희망퇴직 비용과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기초체력을 높인 DGB금융은 올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김태오 DGB금융회장이 10개월간 공석이던 대구은행장 자리를 맡으며 지배구조가 안정화됐고,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추가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에 대해 "이제 지배구조는 안정화됐고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및 보수적 비용 처리로 2019년 이익 개선 가시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지방 금융지주사 1, 2위인 BNK금융과 DGB금융이 지난해 손실 방어에 주력했다면, JB금융은 4분기 32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홀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1.4% 오른 3210억원으로, 그룹 연간 계획인 288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은 물론, 역대 최대 실적까지 경신했다.
 
희망퇴직비용, 특별보로금 등 판관비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했던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JB우리캐피탈,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JB금융의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모두 개선되고 있고, 수도권 의존도가 높아 지방경기 침체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금융사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올해 광주은행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 그에 따른 추가 이익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 완전자회사 편입 효과 등으로 2019년 ROE(자기자본이익률) 상승을 동반한 30%에 가까운 이익 성장이 담보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