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에 수익성 1위 내준 롯데케미칼…4Q서 갈렸다
LG화학에 수익성 1위 내준 롯데케미칼…4Q서 갈렸다
  • 강필성
  • 승인 2019.02.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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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석유화학 업계의 라이벌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케미칼이 3년 만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LG화학에 내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쳐 온 양사의 수익성의 우열은 4분기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1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양사의 석유화학 실적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생명과학, 정보소재 부문 등을 뺀 LG화학 기초소재부문과 롯데케미칼의 실적을 봐야한다. LG화학 기초소재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8조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16조5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신장했다. 

양사 모두 유가 상승과 급락,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익성 면에서 양사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는 점이다.

LG화학 기초소재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3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고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9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가 줄었다. 화학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이 LG화학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롯데케미칼이 LG화학에 영업이익으로 뒤진 것은 3년 만이다.

사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내내 영업이익을 두고 팽팽한 경쟁을 펼쳐왔다. 1분기에 롯데케미칼이 250억원 차이로 우위를 점하면 2분기에는 LG화학 기초소재부문이 32억원 차이로 우위를 점하는 식이다. 지난 3분기까지 LG화학 기초소재부문의 누계 영업이익은 1조8891억원, 롯데케미칼의 누계 영업이익은 1조8669억원으로 양사의 격차는 222억원에 불과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4분기다. LG화학 기초소재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24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롯데케미칼은 4분기 영업이익이 1016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 대비 85.8%가 감소한 수치다. 양사의 영업이익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이런 부진한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에도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은 기준 시장예상치 1944억원을 밑돌았다”며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 정기보수 확대에 따른 기회비용과 아로마틱 사업의 실적부진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4분기 중 올레핀부문 여수공장의 정기보수, 아로마틱부문 역시 울산공장 정기보수, LC타이탄의 정기보수 확대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주요 제품이 무역 분쟁 및 중국 시황 악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스프레드 감소를 겪기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요위축에도 불구하고 PVC, 아크릴/SPA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LG화학 기초소재부문과 희비가 엇갈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올해 양사의 경쟁이 더욱 본격화 될 것으로 보는 중이다.  

올해 LG화학은 수년간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박진수 부회장이 물러나고 신학철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3M 수석부회장 출신으로 LG화학 첫 외부영입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말 임병연 롯데그룹 가치경영실장이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모두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첫해”라며 “대외변수가 여전히 적지 않은 가운데 두 화학사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