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대규모 터키TRS 평가손 발생...어닝쇼크 직면
CJ CGV, 대규모 터키TRS 평가손 발생...어닝쇼크 직면
  • 설동협
  • 승인 2019.02.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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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글로벌시장으로 사세를 확장중인 CJ CGV가 '터키파생상품 리스크'에 직면, 4분기 '어닝쇼크'라는 사태에 직면했다.
 
CJ CGV는 12일 지난해 4분기 연결실적이 매출액 4504억원(-1% YoY), 영업이익 256억원(-40% YoY), 지배주주 귀속순이익 -1197억원(적지 YoY)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터키 관련 TRS 평가손실이 1488억원 발생하면서 세전이익과 순이익단에서 어닝쇼크 가 발생한 것이다.
 
CJ CGV 주가는 이같은 악재가 드러나면서 이날 5.63%나 급락했다.
 
유안타증권 박성호 연구원은 13일 "이번 대규모 평가손실은 4Q18 리라/달러 기말환율이 5.29리라(-12% QoQ)로 하락하면서 리라화 화폐가치가 반등했고 2018년 여름까지 30%에 육박했던 터키 3년 국고채 금리가 연말 들어 10%대 중후반 수준으로 하락했던 점에서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며 "CJ CGV의 터키 TRS(총수익스왑) 파생상품에 대한 가치 평가를 진행한 회계 법인은 마르스엔터의 기업가치 훼손 정도를 매우 심각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터키 TRS 파생상품은 CJ CGV가 지난 2016년 터키 영화관 1위 사업자 마르스엔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자금조달을 하는 방식이었다. 계열사 CJ ENM이 투자에 참여했고, 나머지 인수대금은 메리츠종금증권 등 재무적 투자자들을 통해 확보했다. 투자자 확보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는 TRS 방식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했다. TRS는 신용파생금융상품의 일종으로 대출 만기일이 다가왔을 때 주식과 채무를 그대로 교환하되 빌린 돈의 상환금액을 환율에 따라 달라지도록 하는 거래 방식이다.
 
CJ CGV는 2016년 CJ E&M(現 CJ ENM) 및 국내 FI들과 공동으로 터키의 마르스엔터를 인수했다. 총 인수가격은 8천억원 수준이며, CJ CGV와 국내 FI들이 설립한 SPC(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가 6천억원, CJ E&M과 IMM PE가 각각 1천억원씩 부담했다.
 
CJ CGV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 CGV는 SPC에 3236억원(지분율 52.2%)을 출자했으며, 나머지 FI(재무적 투자자)들은 SPC에 2825억원(지분율 47.8%)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스엔터에 대한 SPC의 지분율이 75.2%인 관계로, 마르스엔터에 대한 CJ CGV의 유효 지분율은 39.3%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FI들은 SPC 지분을 제 3자에게 매각시 공정가치 변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차액을 정산하는 TRS 계약을 CJ CGV와 체결했는데, TRS 행사시점은 2021년으로 알려져 있다"이라며 "FI들의 투자원금에 대한 원화 기준 공정가치가 TRS 행사시점인 2021년 기준으로 2825억원을 하회할 경우 CJ CGV가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7~18년에 인식된 TRS 평가손실 누계액은 2289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FI들이 SPC에 출자한 투자원금에 대한 공정가치가 536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2016년 총 인수가격 8천억원에 달했던 마르스엔터의 기업가치가 15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터키 매크로 조건이 2021년까지 지속될 경우, CJ CGV는 최악의 경우 TRS 평가손실 누계액인 2289억원을 FI들에게 지급해야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