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 메가 조선소 탄생 초읽기…남은 변수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메가 조선소 탄생 초읽기…남은 변수는
  • 강필성
  • 승인 2019.02.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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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되면서 초대형 조선사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것.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2위 사업자인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사상 유례가 없는 최대 규모의 단일 조선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12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오는 3월 초 이사회 승인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측은 “현대중공업 조선통합법인 주주배정 유상증자 및 대우조선주식 현물출자, 대우조선의 유상증자 등이 완료되면 거래가 완료(Deal Closing)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개월간 양측이 인수 방법을 두고 논의해온 만큼 큰 차질 없이 후속과정이 진행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조선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 1위로 1만1145CGT를 보유하고 있고 2위 사업자 대우조선은 5844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수주잔량을 합칠 경우 글로벌 3위 사업자인 일본의 이마라비 수주잔량의 3배, 4위인 삼성중공업 수주잔량의 4배를 넘는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초대형 조선그룹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 과정의 변수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독과점 논란이다.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경쟁당국에서 이번 인수를 독과점으로 판단할 경우 해당 국가 영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대우조선의 시장점유율은 70~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의 글로벌 수주잔량 기준 점유율은 21% 정도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특수선종으로 볼 경우에는 50%가 넘을 수도 있다. 

산업은행 측은 “각 해당 국가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한 두달 내 해결해 나갈 문제는 아니지만 각 사에서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성 노동조합의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양사 노조가 일제히 반발하면서 이들에 대한 설득이 향후 인수 과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 

이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수를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하지 않을 경우 인수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 대우조선 노조도 같은 날 “일방적 매각 절차를 중단하지 않으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이로 인해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노조에 대해 어떤 설득을 하느냐가 향후 합병 과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