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없이 조용히" 호암 탄생 109주년…이재용, 미래먹거리 찾기 고군분투
"행사없이 조용히" 호암 탄생 109주년…이재용, 미래먹거리 찾기 고군분투
  • 이연춘
  • 승인 2019.02.1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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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12일은 한국 재계의 거목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탄생 109주년을 맞는 날이지만 삼성은 올해도 외부 공식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차분한 시간을 보낸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통상 기일에는 가족들 및 삼성가 주요 경영진이 모여 추모식 등을 열지만 탄생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년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삼성은 이 선대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던 2010년에는 국제학술포럼 및 음악회 등을 개최한 바 있다.

호암은 1910년 2월 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1938년 대구에 설립한 '삼성상회'는 현 삼성물산의 시초이자 삼성그룹의 모태로 여겨진다. 삼성의 '삼(三)'은 강력하고 큰 것이라는 의미이고, '성(星)'은 높고 밝고 영원히 빛난다는 의미다. 호암은 1987년 11월19일 7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호암의 탄생일과 관련된 별도의 행사는 없지만 올해 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삼성은 호암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리기 위해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는 '호암상' 시상식도 1990년부터 매년 6월마다 열고 있다.

삼성 측은 호암의 기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부행사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는 밝혔지만 최근 분위기를 기류를 감안하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집행유예로 석방됐지만 향후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어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론에 직접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보폭을 넓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직접 현장에서 활로를 찾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설 연휴 기간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을 방문하기로 한 것 역시 현재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을 점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래 먹거리 발굴 못지않게 캐시카우인 반도체 수요 점검에 소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7조7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 줄었다. 역대 최대 성적을 낸 3분기 영업이익(13조6500억원)과 비교하면 43.1%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1월 말 6.00달러로 전달(7.25달러)보다 17.2% 떨어졌다. 2016년 6월 고정거래가격이 집계된 이후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도 3.0% 떨어지며 지난해 초 대비 총 19.3% 하락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연초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을 두고 대법원 판결과 경영권 승계 논란 등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은 우리 책임인 만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강조한바 있다. 모바일AP 설계 등 비메모리 고부가가치 인재 육성 등을 통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를 우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