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업 '극한성공' 이끈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팀
영화사업 '극한성공' 이끈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팀
  • 김현경
  • 승인 2019.02.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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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하우와 앞선 투자전략…영화 투자성공률 50% 달해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올해 첫 천만 영화 '극한직업'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투자사 IBK기업은행의 한 발 앞선 문화콘텐츠 투자 전략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투자했던 영화들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기업은행이 문화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극한직업'에 직접투자(프로젝트투자) 7억원, 투자조합을 통한 펀드 등 간접투자 9000만원 등 총 7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영화의 순 제작비는 약 65억원으로 기업은행의 투자금은 전체의 약 12%에 해당한다.
 
지난 10일 기준 '극한직업'의 누적 매출액은 약 1113억원으로 순 제작비의 약 17배에 달했다. 누적 관객수도 1283만명으로 손익분기점(247만명)을 일찌감치 넘어서면서 업계에서는 소위 '대박났다'는 표현이 나온다.
 

 

'극한직업' 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들은 곧잘 '대박'을 터트리곤 했다. 실제 신과함께 1,2편과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타인 등 지난해 개봉한 기업은행 투자 영화 17건 중 손익분기점을 초과한 영화는 9건으로, 52.9%의 투자 성공률을 보였다.
 
기업은행에서 영화 투자 등 문화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는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그룹 내 투자금융부 소속 '문화콘텐츠금융팀'으로 지난 2012년 금융권 최초로 신설됐다. 문화산업이 창의적 인적 자원이 풍부해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집중 육성해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문화콘텐츠금융팀 직원들은 들어온 시나리오에 대한 작품성과 대중성, 감독과 출연 배우, 경쟁작 등에 대한 내부 회의를 거친 후 투자할 작품을 결정한다. 결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종 결정 단계 전, 직원들이 직접 투자하는 상황을 가정해보는 과정도 도입했다. 지난달 신임 홍보부장으로 발령받은 윤동희 부장이 그동안 문화콘텐츠금융팀을 이끌었다.
 
투자 방식은 ▲문화콘텐츠 중소·중견기업이 기획 및 제작하는 영화·드라마·공연 등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젝트 투자 ▲문화콘텐츠 분야 전문 투자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콘텐츠 유망기업이 발행한 주식 또는 주식연계증권을 인수하는 지분투자 ▲문화콘텐츠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를 지원하는 금융지원 등 총 4개로 나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문화콘텐츠 사업에 총 2조8504억원을 지원했다.

 

기업은행 측은 투자 성공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폭망 영화만큼은 피하자는 원칙에 따른 효과"라고 설명한다. 또 우수한 라인업을 보유한 제작사와 배급사의 연간 라인업 영화에 투자해 리스크를 낮춘다. 
 
구체적인 수익률과 수익 규모는 개별 영화에 대한 계약 기준이 달라 공개할 수 없지만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성공 요소를 많이 갖춘 영화도 있고, 리스크가 큰 영화도 있으니까 각 영화에 대한 수익률 등 계약 기준이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며 "영화가 막을 내린 후에도 VOD나 판권에서 나오는 이익도 있기 때문에 수익은 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산업 투자를 돈을 벌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런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며 "영화산업에 기여한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의 문화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다른 금융사들도 이 분야에 적극 진출하는 추세다. 최근 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도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간접 투자방식으로 영화 투자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렇듯 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비이자이익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와 한 발 앞선 투자전략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행의 독주체제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