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클라우드잼 박주영·류인호 “ ‘핸드폰이 생산되면 고릴라가 죽는다’는 속설 깬다"
[인터뷰] 클라우드잼 박주영·류인호 “ ‘핸드폰이 생산되면 고릴라가 죽는다’는 속설 깬다"
  • 승인 2016.03.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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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방법에 관심"
▲ 자투리 가죽으로 생산된 팔찌ㅣ사진제공=클라우드잼

[비즈트리뷴]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생활에서도 폐기물에 아이디어를 더해 재탄생시키는 이른바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4일 코엑스에서 '2016 DIY리폼 박람회'가 열리며 박람회 내에 업사이클 제품 전용공간이 따로 마련되는 등 여러 경로로 업사이클링이 알려지면서 의미있는 상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커지고 있다. 자투리가죽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며 새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클라우드잼'의 박주영·유인호 대표를 만나봤다.

클라우드잼은 올해로 2년차에 들어선 업사이클링기업이다.

박주영·유인호 대표가 공동 운영하는 클라우드잼은 현수막과 안전띠 폐전선과 같은 다양한 소재 중에서 자투리 가죽을 주요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클라우드잼 박주영 류인호 공동대표
‘상호를 왜 클라우드잼으로 정했나?‘라는 질문에 박주영 대표는 작은 수분입자가 모여 다시 사람에게 이로운 비로 내리는 환원구조를 나타내주는 구름과 좀 못생기고 무르고 오래된 과일로 만들어도 맛있는 잼과 같이 업사이클링을 통해 버려질 수 있었던 자투리들을 새로운 가치로 창출하고 다시 사회로 환원하고자 하는 정신을 담았다"고 답했다.
 
클라우드잼은 △공모전 △청년허브임대지원사업 △청년창업지원센터 △종로마을공동체 등 4가지 지원사업에서 모두 선정됐다.  덕분에 서울시 지원을 받으며 스타트한 업체로서 다른 업사이클링 업체들보다 시작이 남달랐다.
 
우 대표는 “좋은 취지로 일단 시작은 했지만 아직 전망이 불투명한 길이라 처음에는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여러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상을 받게 되면서 업사이클링 전망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큰 영향과 변화를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사업일 것으로 판단하고 박 대표와 공동으로 업사이클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죽소재 업사이클링업체 대표답게 가죽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가죽공예강사와 수강생으로 만났다고 한다.

올해로 12년차 가죽공예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 대표는 류 대표를 만나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고 전했다.

류 대표는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외국계기업인 프라이탁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며 “부모님이 의류공장을 운영하면서 오래 전부터 자투리천이 남아도는 것을 보면서,  어쩔수 없이 버려지는 재료로 새 상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사업에 더욱 관심을 갖게됬다”고 클라우드잼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 클라우드잼 제품생산과정ㅣ사진제공=클라우드잼
 
▲ 클라우드잼 제품생산과정ㅣ사진제공=클라우드잼
 
우 대표는 작년에는 클라우드잼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한 해였다면 올해 2016년은 클라우드잼의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안으로는 내실을 다져 생산라인과 인력구조를 체계화하고 밖으로는 온오프라인의 유통체널을 다양화하여 좀 더 소통하는 브랜드로 만들고싶다”며 “현재 3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공예 제품들이 판매중이지만 향후 납품하는 매장수를 늘리고 온라인 판매망도 더욱 구축해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협력업체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생명중심적 가치를 우선하는 클라우드잼은 타 업체들이 환경전반적인 가치에 무게를 둔 것과 다르게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클라우드잼은 동물의 피부로 만들어진 가죽이라는 소재를 버리지 않고 가치있게 사용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만큼,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업체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지금은 길고양이 TNR사업에 수익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죽공방과 공장에서 쓰고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고 작은 가죽조각으로 악세서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다양하게 조각나 있는 자투리 가죽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 자투리 천으로 생산된 귀걸이
 
‘업사이클 시장에서 감지하고 있는 트렌드의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우 대표는 "국내 업사이클링 산업은 아직 태동기로 트렌드의 변화를 이야기할 시점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버려진 소재로 만들어졌는지가 확연히 보이는 재활용 리폼이나 정크 아트스러운 업사이클링제품이 주목받던 것에서 좀 더 스토리가 있는 세련된 디자인상품이 각광받게 되었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에피소드도 한토막 풀어냈다. 
박 대표는 “작년에 처음 핸드메이드 페어를 준비했을 당시 처음에는 일단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부딛쳤지만 첫날부터 우리 제품에 대한 폭발적 관심으로 준비한 물량이 금새 소진돼 제품 생산과 판매를 병행해야했다. 그야말로 페어기간동안 약과 병을 달고 살았다”며 “몸은 고됐지만 마음은 즐거웠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고 답했다.
 
물론 애로사항도 적지않았다.
박 대표는 “단독으로 페어에 참가할 때에는 제품을 본 후에 자신들이 제품의 취지를 설명하는 것에 반해 업사이클링 협회로 참가한 페어에서는 ‘업사이클’용어에 대한 편견을 먼저 가지고 제품을 본다”며 “버려진 제품으로 만든 상품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묻는 고객에게 상품의 생산과정을 설명하며 설득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이것이 반복될 때 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색안경을 끼고 상품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아직 많지만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작품으로 봐주고 환영해주는 고객들도 많기 때문에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 의미에 대해 박 대표는 “핸드폰 배터리에 들어가는 특수 성분이 고릴라가 주서식지인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핸드폰이 발전하면 고릴라가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며 “무언가가 생산되면 무언가는 죽어가는 구조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업사이클링은 이런 생산시스템에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 인기리에 판매중인 이어폰고정대
 
‘당신에게 클라우드 잼이란?’ 질문에 그는 "세상에서 당신 혼자만이 가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운영되는 클라우드잼은 자투리 천으로 지갑이나 가방을 만들 때 일일이 손바느질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는 “제품을 사용하는 단 한명을 위한 특별한 의미가 담긴 수공예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구매시 단순히 어떤 상품인지를 넘어서 어떻게 만들어진 제품인가로 소비자가 고려하는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업사이클링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한다”며 업사이클링의 미래를 낙관했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