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부담 세계최고…"기업 경쟁력 고려해 인하 검토해야"
법인세 부담 세계최고…"기업 경쟁력 고려해 인하 검토해야"
  • 이연춘
  • 승인 2019.02.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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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법인세 16조원 납부…미국과 역전현상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가 납부한 법인세는 16조원을 넘는다. 2017년 12조원을 훌쩍 넘어선 이후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들의 투자 여력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인세 인하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대표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대폭 증가하면서 미국 경쟁사들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늘어났지만 미국은 35%에서 21%로 인하된 것이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세계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 비중은 지난 2017년 상반기 23.8%에서 지난해 28%로 상승했다. 같은 시기 미국 애플의 법인세 부담 비중은 28%에서 14%로 급락했다. 법인세 부담 비중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대비 총 법인세비용 비율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8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법인세를 포함해 삼성전자가 한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세공과금은 2014년 2조원, 2015년 3조원, 2016년 5조원, 2017년 12조원으로 치솟았다.

삼성전자의 세금 및 각종 부과금 부담이 커진 건 실적 호조 영향 외에도 법인세율 인상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부쩍 늘어난 법인세 부담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기존 22%에서 25%(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로 오른 법인세율이 적용되면서 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율 정책 변화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 기업보다 법인세를 더 많이 부담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이에 부응해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기업의 기를 살리는 정책을 보다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세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계는 정부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한 기업에 주던 세제 혜택마저 줄인 것은 경영 활동과 고용 창출 등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