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원료' 도용 美 소송전…메디톡스 '기술 절취' vs 대웅제약 '진입 방어전략'
'보톡스 원료' 도용 美 소송전…메디톡스 '기술 절취' vs 대웅제약 '진입 방어전략'
  • 전지현
  • 승인 2019.02.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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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수년간 지속된 '보톡스 원료' 공방전, 미국까지 이어져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연초부터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보톡스 균주 도용'을 이유로 제소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Jeuveau)'의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시장진입 방해 전략에 불과하단 입장이다.
 
1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앨러간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지난 31일(한국시간) 제소했다. 전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 등을 통해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한국 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위협이 되는 경쟁사 진입을 막기 위해 진행하는 발목잡기 전략의 일환일 뿐이란 입장이다.
 
오히려 앨러간과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나보타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란 게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앨러간과 메디톡스가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Jeuveau)’의 FDA 허가를 예상,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일 뿐”이라며 “이번 제소는 내용상으로도 그동안 메디톡스가 근거 없이 제기했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 FDA 허가는 물론, 나보타의 미국시장 사업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취지로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렸던 앨러간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의 의사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기 위한 또다른 시도의 일환일 뿐"이라며 "대웅제약은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 예정대로 올해 봄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현재 한국 법원에서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을 제조할 균주와 기술을 도용했는지 여부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재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를 각각 보유,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나보타가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해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수년간 주장해왔다. 미국에서는 메디톡스가 엘러간과 대웅제약이 에볼루스와 파트너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