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뚝뚝' 떨어진 2018년 실적…자동차보험發 '어닝쇼크'
손보사, '뚝뚝' 떨어진 2018년 실적…자동차보험發 '어닝쇼크'
  • 김현경
  • 승인 2019.01.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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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손실만 7천억, 보험료 6~7% 인상요인에도 3%만 반영 '한계'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하회하는 등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하고 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손보사들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8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일 삼성화재, 21일 DB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이 잇따라 지난해(2018년)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해상도 22일 전후로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한화손보가, 28일에는 메리츠화재가 각각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연결기준 815억5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4.8% 감소한 규모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전년 대비 39.0% 감소한 2347억2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화손보는 순익 감소 이유를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악화로 설명했고,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 성장에 따른 비용 증가를 순익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부진은 두 회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손보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 5사의 4분기 합산 순이익이 201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11.4%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도 손보 5사 합산 순이익이 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하고, 컨센서스 대비 38.2%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7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던 손해보험사들이 1년 만에 부진의 늪에 빠진 이유는 폭염 등 계절적 요인과 인건비 상승, 정비수가 20% 인상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5.2%, 현대해상 85.7%, DB손해보험 88.0%, KB손해보험 88.4%, 메리츠화재 83.1%로, 적정 손해율인 77~80%를 훌쩍 웃돌았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손보사 5사 합산 순익은 2215억원으로,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38.2%나 하회해 사실상의 실적 쇼크"라며 "실적 부진 요인의 핵심은 차보험 손해율로, 분기 차보험 손해율은 93.8%로 전년 동기 대비 7.5%포인트 악화했으며 이는 IFRS가 도입된 2011년 이후 역대 최악의 손해율"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손보 5사의 순이익은 2017억원으로 계절성을 감안해도 크게 증가한 발생손해액에 의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지난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실이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솟은 자보 손해율에 따른 손실이 커지면서 이달 초부터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지만, 인상폭이 업계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해 실질적인 인상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최저임금이나 정비수가가 인상된 부분을 모두 반영해 6~7%의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번에 평균 3% 정도 올리게 되면서 손해율이 기대만큼 개선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자보 손해율은 요율인하 부담 외에도 경쟁적으로 늘어난 할인특약, CM채널 확대로 분모인 경과보험료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정비수가, 최저임금 인상, 외제차 증가에 따른 고액클레임 증가가 손해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연초 요율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런 부분이 미반영된 요율 인상이기에 손해율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