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산업평전 : 포스코와 현대제철
[엄길청 칼럼] 산업평전 : 포스코와 현대제철
  • 승인 2019.01.27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산업 현장 .jpg

[비즈트리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하는 제조업에는 대체로 철의 소재가 들어간다. 자동차, 가전, 조선, 중기계, 조립금속은 물론이고, 건설업에도 철의 수요는 많다.

2010년 이후 반도체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그야말로 긴 겨울잠을 자야했다. 이들의 대표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다.

신일본제철, 데이꼬꾸제철, 유에스스틸, 베들레헴 등과 겨루며 후발기업의 수련을 단단히 겪은 바 있는 포스코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닥친 수요부진과 후발국의 공급증가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 지휘부의 정경유착 의혹이 장기간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와 내외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내우외환도 감당해야 했다. 이러는 동안 해외에 지어놓은 공장들도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해 본사의 짐은 더욱 무거워졌다.

현대제철은 정몽구 회장의 야심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다. 젊어서 고철제련기업인 인천제철과 파이프 생산업체인 현대강관을 설립해 운영해온 정 회장은 부친 타계로 자동차를 맡게 되면서부터 종합철강회사의 설립을 꿈꾸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정태수 회장이 남긴 한보철강을 인수해 오늘의 현대제철을 만들었다, 그룹 내부의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이 순조로울 것으로 본  현대제철도 역시 2011년 이후 전 세계의 경쟁격화로 인한 수요부진과 가격하락 등의 요인으로 장기간 부진한 실적을 내어놓았다. 

철강 산업은 80% 이상이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해 원가 요인이 경영실적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그 중에서도 철광석과 원료탄의 가격이 전체 수지구조를 움직이는 주요한 요인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들이 계속 공장을 짓고 있어서 원료가격은 더 오르고 제품가격은 더 내리는 이중고를 감당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앞으로 글로벌 철강 산업은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이 된다. 우선 기술력이 앞선 선두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이동해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갈수록 소재기술의 혁신으로 원재료의 사용이 줄어들고 성능이 향상되는 생산성의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실제로 2018년의 포스코 실적이나 현대제철의 실적을 보면 원재료비의 안정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신장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대중적인 제품의 가격하락 압력이 존재하지만 이제 우리의 철강 선두기업은 서서히 자리를 그 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2018년 포스코의 경우 원가율이 85%대에서 80%대로 내려가는 양상이고, 영업이익은 8%대에서 10%대 이상으로 올라가는 조짐을 보인다.

그런가 하면 현대제철은 2018년에 매출이 20조원을 넘어 이제 포스코 매출의 3분의1 정도로 따라왔다. 아직 영업이익까지는 실적개선 속도가 느리지만 이 역시도 서서히 기대가 된다.

주가를 보면 포스코는 그래도 2016년 이후 다소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현대제철은 지난 8년간 여전한 내리막길이었다. 이러한 경직된 주가흐름은 한마디로 너무 길고 철저하게 과도한 소외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모바일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일련의 기술혁신이 이제 올해를 기점으로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그에 수반되는 소재들의 뒷받침도 많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사실 긴 시간동안 모바일 혁명을 이끈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PC 등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란 혁신 소재의 개발과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제는 사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수소자동차는 물론이고, 초지능형 복합빌딩이나 지능운영의 스마트도시의 제반인프라, 초고속 철도, 초음속 비행기, 우주수송기구 등 모두 강하고 가볍고 연결과 융합이 가능한 소재의 출현이 불가피하다. 철은 바로 이런 욕구에 필수적인 핵심적인 첨단소재다.  

탄소강이나 합금강을 넘어서서 신소재 물성의 철강소재로의 획기적인 변신이 눈앞에 온 것으로 느껴진다. 더 얇고 더 강하고 다 가벼운 꿈의 소재로 철강소재들은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두회사들은 아래 사양과 저 품질의 시장을 진부화(obsolescence) 시키는 전략도 함께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의 실적추이로 보아 포스코나 현대제철이 그런 준비가 어느 정도 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주식들의 장기반전을 위한 주가 움직임은 다소 느린 것이 특징이라 너무 서둘 일은 아니지만, 전체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충격을 받을 때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베타계수와 PER의 수준으로 보아 그 때 그 때의 기술적 단기저점에서 분할해 매수하는 전략을 생각해볼만 하겠다.

 
[엄길청 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