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rth Industrial Revolution)’였다.
포럼은 세계가 이미 4차 산업혁명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이러한 ‘파괴적 기술’의 발전과 경제∙산업∙사회 전 분야의 변화를 예상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1~3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육체 노동을 대신할 ‘기계근육’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계두뇌’가 탄생한다.
과거처럼 단순 육체 노동을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고급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은 과거기계근육이 인간을 대체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인간을 대체해나갈 수 있다.
인공지능은 1956년 학문 분야로 편입된 이후 부침을 지속해왔다. 그런데 최근 1~2년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은 인공지능의 역사를 수십 년 앞당긴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이는 ‘알파고(AlphaGo)’는 바로이 딥 러닝 기술로 스스로 바둑을 연마했다. 그래서 이번 대결에서 알파고는 져도 진 것이 아니다. 이세돌과 대결하면서 이세돌의 능력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를 보면 왜 인간 노동력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인지 알 수 있다.
알파고는 사람이라면 평생 공부해도 못할 양을 5주만에 끝냈다. 또 사람과는 달리 쉬지도, 자지도 않는다.
고용주는 일정한 품질의 일을 지치지 않고 빠르게 수행하면서, 시급은 10원 단위 전기료이며 연봉 협상도 필요 없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속도가 1/10이라도 비용이 1/100이면 효용성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들은 1900년대 자동차, 1980년대 컴퓨터와 같은 위치에 있다.
처음엔 터무니없이 비싸고 쓸모 없어 보이지만 어느새 한 순간 모든 것이 변한다. 우리는 기술발전을 생각할 때 뭔가 대단하고 비싼 것을 떠올리지만, 더 주목해야 할 사실은 10년전의 것이 점점 더 저렴해지고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인공지능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며 나타나는 고용 절벽 우려다.
노무라종합연구소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내 일본 노동인구의 49%가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다.
로봇을 활용해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지만 과도할 경우 근로자들의 일자리 선택 폭이 크게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향후 5년 간 새로운 일자리 약 200만 개가 창출되고 기존 일자리는 약 710만 개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진단했다.
사회적 불평등과 소득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2016년 미국의 대통령 경제교서에는 처음으로 로봇 분야가 포함됐는데, 시간당 임금이 20달러 이하인 직업을 로봇이 대체할 확률이 83%라는 2013년 노동통계국 자료를 인용했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창의력에 기반을 둔 고소득 직업 역시 일자리 상실에서 예외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결국 필요한 것은 산업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는 극대화하고 사회 불안 및 중산층 붕괴는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라며 "노동시장 유연화 및 복지 확대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열매를 키우고 분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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