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D-2…KB국민은행 노사 갈등 최고조
총파업 D-2…KB국민은행 노사 갈등 최고조
  • 김현경
  • 승인 2019.01.0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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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교섭 의지 있지만…협상 타결은 '불투명'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KB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을 이틀 앞두고 노사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양측은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워낙 이견이 커 협상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8일 국민은행 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허인 국민은행장과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등 노사 주요 관계자들이 주말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는 ▲이익 배분에 따른 성과급 지급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점심시간 1시간 보장 ▲페이밴드(일정 기간 내 직급 승진을 못할 시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 폐지 등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성과급 지급 규모다. 사측은 노조에서 요구하고 있는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사측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를 기준으로 하는 성과급 비율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2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하지만 결국 협상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민은행 전 경영진 54명은 지난 4일 오후 "총파업으로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책임을 지겠다"며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파행될 경우 노조는 오는 7일 오후 9시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연 뒤, 다음날인 8일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가 진행한 전국 조합원 대상 국민은행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6.0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된 만큼 이번 총파업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이 19년 만의 총파업 위기에 처하면서 고객 불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 갈등에 따른 피해가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국민은행 노조가 추가 파업을 예고한 오는 30일은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설 직전인 만큼 고객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점포수와 고객수가 가장 많은 은행들 중 한곳이어서 총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고객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싸움은 결국 노사간 '돈'을 더 줄지 말지의 싸움인데, 고객이 불편을 느끼게 된다면 부정적인 여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총파업 전까지 교섭에 적극 임할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한다"며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를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하며 노동자간 차별 철폐 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사측이 성실교섭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도 "노동조합이야말로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니 진정으로 파국을 막고 싶다면 사측은 즉각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