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직급호칭 절반 '싹둑'…'조직문화' 디지털화 나섰다
JB금융, 직급호칭 절반 '싹둑'…'조직문화' 디지털화 나섰다
  • 김현경
  • 승인 2019.01.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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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 회장 의지 반영...'수평적 문화'로 실리콘밸리형 기업 추진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JB금융지주가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금융지주사로서는 처음으로 직급 호칭을 6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 해 전면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최근 시스템, 조직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의 디지털화가 금융권의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호칭 단순화'를 통해 조직문화에도 '디지털 DNA'을 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지난 2일 6개로 나뉘어 있던 직급 호칭을 ▲부장 ▲시니어매니저 ▲매니저 등 세개로 통합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우선, 한 부서의 총괄을 맡는 부장 호칭은 그대로 두고, 그 밑의 부부장과 차장, 과장을 '시니어 매니저'로, 대리와 행원을 '매니저'로 단순화했다.

 

다만, 기존 업무와 인사 등을 고려해 직급간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호칭만 변경해 분위기 쇄신부터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통 금융사가 행원, 대리, 과장, 차장, 부부장, 부장 등 전통적인 직급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JB금융의 이번 시도는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JB금융의 호칭 단순화는 직급별로 굳어진 서열이나 권위주의를 탈피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팀 단위의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원활하고 신속한 소통과 시장 대응 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금융사들이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프로젝트 중심의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유기적 조직을 뜻한다. 디지털 시대 금융시장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계로 각광받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이미 지난 2017년부터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애자일 조직을 도입했다. 신한금융지주도 계열사를 중심으로 애자일 조직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도 애자일 조직인 '셀'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애자일 운영체계를 시범 도입한 바 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호칭 단순화는 관료적이고 보수적으로 직급을 세분화하지 않고 조직을 팀 단위로, 수평적으로 조직화해서 유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측면"이라며 "구글과 같은 IT조직에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도 IT적인 발상과 창의적인 업무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일단 호칭부터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호칭 단순화는 김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김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디지털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김 회장은 유망 핀테크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JB금융 계열 은행 전용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그룹의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왔다. 지난 2017년에는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Obank)'를 오픈해 격화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주요 경영목표로 '디지털 노하우를 통한 지속성장 기반 마련'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올해에는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전망, 디지털 환경의 경쟁 심화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여러 가지 우호적이지 못한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중심의 미래전략을 선제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이런 환경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