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이대훈 농협은행장 '첫 연임' 성공 비결 '수익성·리스크 관리'
[핫트리뷴] 이대훈 농협은행장 '첫 연임' 성공 비결 '수익성·리스크 관리'
  • 김현경
  • 승인 2018.12.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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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농협맨' 내부 신임 두텁고 실적도 탄탄 '중장기 전략 적임자'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지주사 출범 후 연임에 성공한 '첫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행장은 1985년 농협중앙회 입사 후 33년간 농협에 몸담은 정통 '농협맨'으로서,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든든한 성과를 바탕으로 농협은행을 이끌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 행장은 실적이 좋아 일찍이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012년 지주사 출범 이후 호실적에도 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과 함께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이 행장 연임의 배경에는 농협금융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적합한 인재라는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 기관들이 내수경기 침체, 대출규제 강화 등을 이유로 내년 은행산업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 행장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관리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인 것이 영향을 줬다.  
 
우선, 실적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 9339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60억원)과 비교하면 81% 급증한 규모다. 올해 목표 순이익인 78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순이익 1조원 클럽' 반열에도 무난하게 오를 만한 성적이다.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45%로 지난해 말(0.25%)보다 0.2%포인트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26%로 지난해 말(4.52%) 대비 3.7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 1.03%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해 3분기 0.95%로 0.08%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87.29%로 8.74%포인트 올라 건전성이 향상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고 내년도 경기전망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만큼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잠재 수익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를 적극 발탁했다"며 인사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실적으로 이 행장은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농협은행'이라는 취임 약속도 지키게 됐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식에서 이 행장은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는 물론, 핵심 사업 기반을 확대해 은행의 수익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행장은 급변하는 금융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디지털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데 집중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9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현지 해외법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공식 출범했다. 농협은행 최초의 해외 현지법인 인수 사례로, 직접 캄보디아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설득했던 '발로 뛰는' 이 행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또 베트남에서는 보험·증권·리스 등 8개 자회사를 둔 최대 금융그룹 아그리뱅크(Agri Bank)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계좌번호 없이 수취인 이름과 송금번호로 아그리뱅크 전 지점에서 외화 송금 대금을 수취할 수 있는 'NH-Agri 무계좌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농협은행은 다양한 부문에서 아그리뱅크와의 협업을 확대해 사업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농업 본연의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포부에 맞춰 농업 및 농촌 부흥을 위한 투자도 늘려왔다. 특히, 농업인 육성을 위한 '생산적 금융' 지원에 힘쓰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만 40세 이하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30억원까지 1%대의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청년 스마트팜 종합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대 5000만원 수준의 고품질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농식품기업 창업컨설팅'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이 행장은 또 한 번의 실적 갱신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내년 순익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정한 만큼 그룹의 주요 수익원으로서 농협은행은 실적 향상에 본격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지켜낸 자리인 만큼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프로필이다. 

 

▲1960년 경기 포천 출생(58세) ▲1979년 동남종고등학교 졸업 ▲1981년 농협대학교 졸업 ▲1985년 농협중앙회 입사 ▲1992년 농협중앙회 경기도지회 ▲1994년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조교수 ▲1996년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8년 중앙대학원 유통산업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AMP) 수료 ▲2001년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센터 출장소장 ▲2004년 농협중앙회 경기도청 출장소장 ▲2009년 농협중앙회 서수원 지점장 ▲2010년 농협중앙회 광교테크노밸리 지점장 ▲2013년 NH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 ▲2015년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본부장(부행장보) ▲2016년 1월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부행장보) ▲2016년 11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 ▲2018년 NH농협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