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베타서비스부터 '삐그덕'…정식서비스 '험로' 예고
카카오 카풀, 베타서비스부터 '삐그덕'…정식서비스 '험로' 예고
  • 설동협
  • 승인 2018.12.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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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카풀'이 정식서비스 출시 전부터 '택시기사 분신 사건'이라는 큰 벽에 맞닥뜨리면서 정식서비스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택시노조에 소속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분신 시도끝에 결국 숨지면서 택시업계가 더욱 거센 투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택시기사 최씨는 이날 카카오T 카풀 불법 서비스에 반대해 카풀서비스의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T 카풀 베타서비스'를 강행하면서 택시업계의 큰 반발을 샀다. 이에 관련 업계는 이번 사안에 따라 카풀 서비스가 다시 정치적 이슈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식서비스 출시일(17일)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정식서비스 출시일과 관련해서는 변경 사항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카풀 서비스 도입 여부를 놓고 수개월에 걸쳐 논쟁을 펼치고 있다.택시업계는 전국 27만명의 택시기사와 가족들의 생계라는 명분과 대기업 자본을 가진 카카오가 택시 업계와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택시업계의 생존권 위협이 자명하다는 것이 카풀 반대 이유의 주 골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택시업계와의 '상생'방안으로 마련한 '택시수요예측AI'를 선보였지만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 사건으로 이같은 방안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미지수다.
 
관련업계에서는 카카오 카풀의 정식서비스 출시와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택시업계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미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T의 택시호출을 거부하고 SK 'T맵'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정치권을 향해서도 카풀 금지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 택시업계에서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운수사업법 81조 예외사항인 '출·퇴근 목적은 승차 공유 가능'이란 문구도 정치권에서 어떻게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 카풀 서비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카풀 사용자의 출·퇴근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관련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의 반발에 맞설 수 있는 주요 카드로 '카풀 사용자'를 꼽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이번 베타서비스 출시를 강행한 원동력도 사용자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택시기사가 서울에만 7만명이라는 통계에도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점, 잦은 승차거부와 요금 인상 탓에 택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향후 사용자들의 만족을 어느정도로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서비스 안정화에도 추진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 카풀은 택시 기본 요금(3800원)에 70~80%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 또, 이용 시간과 상관없이 이용 횟수는 하루 2회로 제한한 상태지만 이용자들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