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집단휴진] '원격의료'..해킹 취약하다
[의협집단휴진] '원격의료'..해킹 취약하다
  • 승인 2014.03.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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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해킹에 대한 보안시스템 우려 깊어져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telemedicine)와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며 10일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원격의료 산업이 해킹에 가장 취약하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첨단 IT기술과 의료가 결합된 원격의료 산업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의 차세대 먹을거리라는 점에서도 보안시스템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료관련 정보는 개인신용은 물론 보험증권 정보 등을 담고 있어 해커들이 더욱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다고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보도했다.
 
실제 미국의 신용도용범죄정보센터(Identity Theft Resource Cente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체 수집한 약 500만명에 달하는 헬스케어 관련 정보 중 총 267건의 데이터침해 사고가 발생했다.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 도난 및 유출사고 건수는 2005년 이후 300% 가량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의료업계가 효율성과 진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인터넷과 융합된 원격진료 모델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병원 컴퓨터와 의료장비가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 또한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보안전문가의 말을 빌어 "해커들은 환자의 진료정보에 기반한 개인정보 탈취는 물론 디지털화된 병원시스템을 일시에 무력화시키는 해킹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세계적인 정보보호 전문기관인 SANS가 지난 달 19일 발표한 '의료산업에 대한 해킹위협 진단'(SANS Health Care Cyber Threat Report)보고서에 따르면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분야는 해킹에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비한 사이버보안 전략 및 통제시스템 개발이 현저하게 뒤처져 있다.
보고서가 2012년 9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의료서비스 제공기관과 협력업계, 의료보험업계, 서비스 결제기관, 제약업계 등 연관 업계의 데이터 보안성을 점검한 결과 의료서비스 제공기관이 전체 악성 트래픽의 72%를 차지해 가장 심각한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원격진료와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며 10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가기로 한 대한의사협회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현재 대한의협은 원칙적으로 포괄적 의미의 원격의료 취지에는 공감하나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대면진료를 대체하고 전자처방전 발행을 허용한 원격진료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원격진료는 직접 얼굴을 맞대는 소위 대면진료를 원격통신기술을 이용해 대체하고 전자처방전을 발행하는 협의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여러 논란이 있지만 원격의료 시장의 성장세는 거침이 없다.
 
시장조사기관 IH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원격의료서비스 지출규모는 올 해 2억4000만 달러에서 2018년까지 22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외신정보 컨설팅기업인 코비즈미디어가 원격의료에 대한 글로벌 현황을 모니터한 결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비롯해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신흥 아시아시장에서도 원격의료 도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 등 지리적 특성으로 의료서비스가 제한된 지역들로선 원격의료 시스템이 최상의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