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어김없이 찾아온 CEO 임기 만료…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증권가, 어김없이 찾아온 CEO 임기 만료…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 김한주
  • 승인 2018.11.20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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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임 도전 유상호 사장 관심...최현만 수석부회장, 조웅기 사장도 초점

[비즈트리뷴=김한주 기자] 올해 국내 증시의 악화 속에서 연말부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 만료가 시작되는 가운데, 이들 CEO 중 누가 남고, 누가 떠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CEO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7개사다.

먼저, 각자대표 체제인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은 다음달 31일 두 번째 임기가 만료된다. 취임 후 윤 대표가 리테일(소매금융)과 트레이딩을, 전 대표가 투자은행(IB) 부문을 맡으며 수익원 다각화에 공을 들여왔고 지난 6월에는 분산돼 있던 사옥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원활히 하는 데 힘썼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48.6% 증가한 60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73.3% 오른 8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6.5%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5% 상승한 6.36%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내년 12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증시 악재에도 불구하고 순영업수익 내 투자은행, 위탁매매, 자산관리, 자산운용 등에서 고른 수익 분포를 보이며 업계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0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5% 늘어난 5397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12.3%로 초대형 IB 중 1위를 고수했다.
 
유 사장은 국내 최초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답게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금융시장에 적극 참여하며 아시아 최고 금융 거점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한 조웅기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7월부터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서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43.1% 감소한 76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4343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도 내년 3월 CEO 임기가 만료된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올해 취임 3년차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긴 10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이끌어내며 지난해보다 83.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3.7% 증가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KEB하나은행과 구축한 'One IB'를 통해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부문에 집중하며 IB 실적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 1827억원(지난해보다 94.9% 증가)을 기록하며 반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4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4% 증가했다. '은행출신'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내며 증권업계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시켰다는 평가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한화증권 증권맨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역사상 첫 공채로 취임했다. 권 대표는 2년 전 실적 적자에서 지난해 목표로 했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배 정도 늘어났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49억원을 기록하며 203.5%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ABCP 사태의 법적 주관회사와 부실발행 책임 소재가 있다"고 공개 지적하면서 이같은 논란이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지 물음표가 달렸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4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락장에서 3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하며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9.4% 늘어난 10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5% 늘어난 1412억원으로 3분기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2009년 메리츠종금증권 부사장에 선임됐으며, 브로커리지 수익 초점에서 벗어나 강점인 부동산부문을 비롯해 투자은행, 트레이딩 부문 등 수익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세번째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자격을 갖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과가 좋으면 그 평가가 반드시 있지만 아직 여러가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12연임이 성공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주 계열사의 경우 이사회 계열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에서 먼저 추천이 이뤄진다"면서 "평가의 핵심은 역시 실적"이라며 각사가 기본에 충실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