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사회 D-1 …손태승 행장, 회장 겸직 가능성에 무게
우리은행 이사회 D-1 …손태승 행장, 회장 겸직 가능성에 무게
  • 김현경
  • 승인 2018.10.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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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설립해도 우리은행 비중이 90%, 겸직에 설득력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우리은행이 내일(26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선출 작업에 나선다. 지주사 전환 후 최우선 과제로 '조직 안정화'가 꼽히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 사정에 가장 밝은 손태승 행장의 겸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회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다음 달 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으면 2주 뒤인 23일 이사회 전까지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연말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임한다. 지주사 출범은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손 행장의 겸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이 지주사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행장-회장 겸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자산운용,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이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사실상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뿐이다. 이 마저도 규모가 크지 않아 지주사 출범 후에도 수익의 대부분을 우리은행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회장 자리가 사실상 의미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회장과 행장간 경영 갈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출범 후 어느 때보다 빠르게 조직 안정을 이뤄내야 할 지주사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
 
이에 따라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손 행장이 우리금융지주를 이끌 것이란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손 행장은 이광구 전 행장 사퇴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성공하고,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조직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도 손 행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회장 겸직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초기에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는 그동안 지주사 전환을 진두지휘했던 손태승 행장이 우선 맡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출범 후 조직이 안정된 뒤 본격적으로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우리금융투자, 우리부동산신탁, 우리생명보험, 우리손해보험 등 13개의 비은행 계열사 상표 등록을 마쳐 비은행부문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주장해온 손 행장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변수는 정부의 의중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18.4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하지만 정부가 우리은행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듯한 모습으로 논란이 일자 이번 회장 선출을 뜻대로 강행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6년 11월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