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0.25%p 인상…고민 깊어진 한국은행
미 금리 0.25%p 인상…고민 깊어진 한국은행
  • 김현경
  • 승인 2018.09.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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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0.75%p 확대…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금리인상이다. 연준은 올해 12월 한 차례, 내년 세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2%를 상회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연준 위원 9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2.8%에서 3.1%로 상향했다. 내년 전망치는 2.4%에서 2.5%로 0.1%포인트 올렸다. 2020년 성장률 전망은 2.0%로 유지하면서 2021년 전망은 1.8%로 제시했다. 

 

이번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한미간 금리차도 최대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한미 금리차가 2007년 7월 이래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금리차 확대로 국내 자본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하고 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신흥국 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경기도 점진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미간 금리격차 확대는 외국인 자본에 대한 유출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높아지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노출돼 외국계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통화정책 완화기조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인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거시경제상황, 미 금융불균형의 축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역전폭이 75bp로 확대됐고 미국이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내외금리차를 좀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흐름의 추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 7월과 8월 금통위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가계부채 확대,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이 나타남에 따라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도 연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4분기 중 한 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수가 부진하나 양호한 수출 흐름과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가계부채 등 시장 불균형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금리 인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적으로 한미 금리역전 심화로 연내 기준금리 1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