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에 희비 엇갈리는 계열사
롯데,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에 희비 엇갈리는 계열사
  • 강필성
  • 승인 2018.09.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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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방법을 두고 계열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어떤 방식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주사 및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체로 긍정적인 지주사와 달리 지주사 밖으로 매각될 상황인 금융계열사나 지주사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호텔롯데의 경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18년 KIS 그룹분석 세미나’를 갖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가 향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매각 ▲롯데케미칼의 롯데지주 자회사 편입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주요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다만,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정리하면 계열사 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이슈가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하고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투자부문의 분할·합병으로 롯데지주를 설립했지만 현재까지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다. 


가장 핵심은 금산분리 규정에 따른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매각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을 금융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이를 제3자나 지주회사 외의 계열사에 매각해야한다는 것. 


아울러 롯데지주의 손자회사에 머물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지주회사 요건에는 손자회사 지분 100% 보유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주편입을 위해 금융계열사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롯데금융계열사는 롯데물산의 자회사로 편입돼 지주회사 밖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를 받는 그룹으로 편입된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이같은 합병방안이 추진될 경우 롯데지주에 있어서는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에 따른 자회사 포트폴리오 강화 및 자본 확충으로 인해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계열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전망했다. 


롯데그룹의 모든 자원이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에 집중되는 과정에서 금융계열사가 지주 밖으로 매각될 경우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특히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 31.3%를 양수받기 위해 롯데물산을 투자·사업부문으로 분할 후 투자부문을 합병할 방안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롯데지주가 일본의 롯데홀딩스와 금융계열사-롯데물산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 경우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지주 편입을 위해 롯데물산, 호텔롯데를 각각 투자·사업회사 분할 후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해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서도 롯데지주는 신용도가 우수한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를 자회사를 두게되고 호텔롯데 투자부문 합병에 따라 자본확충이 가능해져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호텔롯데와 롯데 금융계열사는 신용도에 부정적이다. 


호텔롯데 사업부문은 분할에 따라 재무융통성 저하되고, 롯데금융계열사의 지원 악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롯데 금융계열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될 경우 해외 계열사에 매각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며 “금융계열사를 제3자에 매각될 경우 신용도 방향성은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호텔롯데 IPO 추진 가능성은 아직 유효하다”며 “다만 호텔롯데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16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힌 이후에 IPO를 추진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시장이 최근 안정화되고 있지만 지난 7월 신세계 시내면세점이 오픈한데 이어 오는 11월과 12월 현대백화점 시내면세점, 탑시티 시내면세점이 오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IPO가 진행되더라도 신주발행자금 유입 대비 투자자금 소요에 따라 신용도의 방향성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