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경기와 경기부양
[엄길청 칼럼]경기와 경기부양
  • 승인 2018.08.18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 2018년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제는 경기둔화의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무역마찰 정책이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통화팽창과 저금리로 경기부양을 추진해온 미국과 유럽경제의 피로감도 작용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지금의 글로벌경제는 자연스럽게 살아난 경기가 아니라 온갖 부양책을 다 동원한 경기회복의 공조의 결과이다.
 
경기순환과 경기부양은 엄연히 다르다.
 
경기부양은 economy stimulus라고 하기도 하고, business support라 하기도 하고, reflation이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현재의 경제상황은 reflation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는 디플레이션을 이기기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리고 그 효과로 고용이 늘고 물가가 다시 오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때의 물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의 물가상승이다.
 
그러나 이런 효과에 반대하는 이론가들도 있다. 이렇게 하여 돈을 풀어도 기업가들은 이전의 경기인식을 가지고 고용을 다루기 때문에 오히려 물가만 오르고 실업은 장기실업으로 간다고 주장하는 견해이다. 최근에 실업률은 개선되지 않는데 집값만 오르는 것에 놀란 우리 정부가 바로 이런 입장일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진행되면서 지금 글로벌경제는 이런 리플레이션을 배경으로 한 경기조절로 보여 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시금 글로벌 경제의 경기둔화로 비쳐지기도 한다. 지금 그러한 일각의 우려가 미국의 관세압력과 만나서 여기저기에서 금융위기론으로 불거지고 있다.
 
중국, 이란, 터키 등으로 번지고 있는 미국 트럼프의 무역마찰 공세는 특히 공격적인 투자경제를 만들어 오던 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이나 신생공업국들의 부채위기와 외환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 그런 점에서 중요한 몇 나라의 주가와 환율이 아주 불안정하다.

그리고 다시 여기에 덧붙여 금과 구리와 유가의 가격이 혼돈에 빠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그것도 상품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징후이다. 이 돈들이 지금 달러유동성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금 높은 성장률도 적절히 관리하고, 고용과열을 조절하여 생산자물가도 조절하고, 무역수지도 개선하고, 전쟁관리 비용도 줄이기 위한 그야말로 미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모든 수를 다 동원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세상 일이 다 미국의 생각대로 아니 트럼프의 고집대로 한 쪽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함께 가야하는 동료가 있어야 한다.  지금 미국은 겉으로는 아무런 동료도 없다. 오랜 동맹에게도 관세의 칼을 들이대는 아주 거칠고 돌연한 형국이다.

하지만 아마 곧 G-7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여타의 멤버들이 미국에게 작금의 무역보복에 대해 속도조절을 주문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지금 글로벌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아직 유럽에는 지난 10년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어려운 나라들이 남아 있고, 이를 이끌어야 하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아직은 경제안정의 관리정도가 부족하다.
 
아직 글로벌 경제는 경기가 완연히 살아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경기부양의 효과 위에 조심스럽게 앉아 있는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했으나 모두가 미국처럼 성장률이 4%가 넘는 경기과열은 아니란 점이다. 여전히 잠재수요의 관리가 필요하고 장기투자의 분위기가 살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의 관세압력이 너무 빨랐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지금 미국이 국면을 대승적으로 보아야 한다. 중국이 지금 안팎으로 어려운 실정이고, 터키와 이란도 궁지에 몰리면 그 여파는 보다 많은 신흥국의 금융혼란과 경기침체로 간다. 도무지 신흥국이란 스스로 경제위기 관리가 안되는 나라들이고, 그러면 다시 또 미국이 나서야 한다. 옆에서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여유 있는 조금 규모가  있는 나라는 굳이 따지면 재정, 국제수지, 외환보유고, 수출, 물가 등의 면에서 안정된 우리나라 정도이다. 이전에 돕던 EU나 일본은 제 코가 석자이다. 여기서 미국은 지금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 이란, 터키와 대결에서 퇴로를 열어주고 타협하며 한발 물러서 줄 때이다. 이미 그들은 이번 상황이 이긴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온전히 세계가 금리도 물가도 고용도 다 안정권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융공급이나 상품수요 기반이 필요하다. 이는 곧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되는 일이다.
 
[엄길청,global analyst & global social-venture capit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