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그에게 특혜란?
[기자수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그에게 특혜란?
  • 이연춘
  • 승인 2018.08.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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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정도·준법경영 의지 확고…구치소 생활서도 '모범적'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시냇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고 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맹자'를 인용하며 '정도 경영'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신임 대표이사가 배출되면 부임 전 두 가지를 선물로 전문경영인들에게 항상 준법경영을 강조한다. 하나는 '청사탁영 탁사탁족(淸斯濯纓濁斯濯足)' 문구가 표구된 액자. 그리고 두 번째는 '목계(나무로 된 닭)'라고 한다.

'청사탁영 탁사탁족'은 '물이 맑으면 갓 끈을 씻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그 의미는 영화로움이나 욕됨이 다 자신의 옳고 그름, 맑고 흐림에 달렸다는 말이다. 서울 가회동에 거주하는 신 회장은 혼자 인사동을 거닐다 문구의 뜻이 마음에 들어 표구 액자를 구입한 후 본인의 집무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그 후 모든 대표이사들이 성어에 담긴 뜻을 공감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표구 액자를 선물하기 시작했다는 것.
 


나무로 만든 닭, 즉 '목계'를 선물하는 의미는 대표이사들이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으며 겸손과 여유로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하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을 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신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들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은 마치 군왕이 부임지로 떠나는 지방 수령들에게 선정을 베풀라며 당부하는 풍경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른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구치소 생활에서 어떤 특별대우도 없이 일반 수감자와 똑같이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사람들은 고위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들이 구치소에서 특별 대접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 회장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신 회장은 구치소 생활에 있어 특별대우 없이 일반 수감자와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신 회장 특유의 겸손과 소박함이 구치소 안팎에서 회자될 정도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내 5대 그룹 총수이지만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 소탈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 구치소 안팎에서 신 회장의 겸손한 모습이 회자할 정도다.
 

 
신 회장은 경영활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재벌 2세 답지 않은 행보로 유명하다.

신 회장은 수감 전 평상 시에도 항상 직원들과 같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해외 출장도 보좌 없이 혼자 다니는 등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을 자주 보였었다. 신 회장이 매장을 둘러보거나 외부에서 도보 이동할 때 시민들이 사진촬영을 요청하면 항상 흔쾌히 응했다고도 한다. 그런 신 회장이 구치소에서도 행동을 바르게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본식 사고가 강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신 회장은 오랜 해외 생활로 글로벌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후 노무라증권에서 일할 때 대부분의 기간을 런던지점에서 근무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여러 문화권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문화를 피부로 접하고 선진화 된 기업지배구조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기업에게 요구되는 글로벌 기준에 대한 인식도 깊이 하고 있어 롯데그룹 전문경영인 평가에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를 적용할 것이라고 공개한 적도 있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친인척들이 경영에 참여하지만 신 회장은 가족과 경영을 분리하는 원칙을 늘 강조해 왔다"며 "검증되지 않은 경영권 승계의 위험성과 전문적이지 않은 친인척 집단이 경영에 관여하고 특혜를 누리는 것은 비도덕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사장단회의에서도 친인척 특혜가 있어선 안 된다고 늘 강조했다"고 했다.

실제로 신 회장의 세 자녀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친척 중 경영 일선에 있는 인물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차녀인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가 유일하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품성과 리더십을 몇 마디로 정의하자면, 소박·소탈한 인간미와 투명한 기업 만들기를 강조하고 또 누구 보다 본인이 앞서 실행했던 경영인이라고 하고 싶다"며 "보통 총수나 대표이사가 부정을 저지르면 블라인드에선 소위 온갖 비난 글로 도배가 된다. 하지만 지난 2월 신 회장이 1심에서 법정구속 됐던 당시 롯데 블라인드에는 비난은 없고 회장의 억울함을 성토하는 게시물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