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 3사 성적표…DGB·JB금융 '웃고' BNK금융 '울었다'
지방 금융지주 3사 성적표…DGB·JB금융 '웃고' BNK금융 '울었다'
  • 김현경
  • 승인 2018.08.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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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BNK금융 3576억원, DGB금융 1982억원, JB금융 1864억원 시현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지역 경기 위축 등 부정적인 대외 환경에서도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상반기 상당한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BNK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해 지방 금융지주사들간 희비가 엇갈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357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방 금융지주사 1위 타이틀을 수성했다. 하지만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줄어든 150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데 그쳤다. 2073억원을 기록한 전분기와 비교하면 27.49% 감소한 수치다.
 
BNK금융의 실적 부진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세 둔화와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인 경남은행의 NIM은 기관 위주의 고금리 예금 증가와 원화예수금 비용률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8bp 하락한 2.17%를 기록하며 그룹 NIM 하락을 이끌었다. 그룹 NIM은 전분기 대비 2bp 하락한 2.41%로 집계됐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의 2분기 NIM은 부동산PF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자이익 환입 효과로 전분기 대비 3bp 상승한 2.40%를 기록했다.
 
경남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25.6% 줄어든 10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46.13% 감소한 422억원으로 집계됐다. 경남은행은 조선기자재업체의 거액 부실로 충당금 218억원을 적립,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계열사 BNK투자증권에서 중국 에너지기업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손실 150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BNK금융의 실적 개선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자동차산업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역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 및 자동차산업의 부진 장기화 과정에서 전개되는 지역경기 악화 영향, 전세가격 및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을 고려해볼 때 향후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2위 DGB금융은 올해 상반기 19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9.3%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6% 증가한 1064억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은 NIM과 대출 성장이 다소 부진했지만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STX엔진, 지역골프장 등 각종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대손비용이 감소했다.
 
DGB금융의 이자이익은 69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 늘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분기 대비 0.17%포인트 하락한 0.70%를 기록, 자산건전성 개선도 본격화됐다.
 
주요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도 지난해 대비 12.9% 증가한 1983억원을 기록했고, 비은행 계열사인 DGB캐피탈과 DGB자산운용의 순이익도 123억원, 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DGB금융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과 비이자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내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인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따른 수익성 제고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 해소, 약 14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 등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말했다.
 
JB금융은 NIM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이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폭도 확대되면서 상반기 186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7.9% 증가한 실적으로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7% 증가한 741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의 실적 호조는 NIM과 대손율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다.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그룹은 6bp, 은행합산으로는 5bp 개선되며 상장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NIM 호조에 따라 JB금융의 2분기 이자이익은 31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대손비용도 전분기 대비 12.3% 감소하면서 수익을 이끌었다. 
 
전 계열사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도 JB금융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손익변동성이 컸던 계열사 전북은행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상반기보다 49.4% 증가한 562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의 이익 증가세를 견인했다. 광주은행은 7.9% 증가한 907억원을, JB우리캐피탈은 견실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17.7% 증가한 453억원을 달성했다. JB우리캐피탈에서는 채권 매각익 43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기도 했다.
 
JB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안정적인 조달기반과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감안한 수익성 중심의 자산포트폴리오가 효과적으로 조정되며 이익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JB금융은 광주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잔여지분 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잔여지분이 들어오게 되면 내년 순이익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JB금융은 2015년 이후 순이익이 평균 26.1%의 이익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광주은행의 잔여지분이 들어오게 되면 2019년에는 39.63%가 증가한 3211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데, 4년 연속 20.0%가 넘는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