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불황...증권街 11년만의 적자
여의도의 불황...증권街 11년만의 적자
  • 승인 2014.02.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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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곳 증권사 가운데 1곳은 적자
여의도 증권가가 침울하다. 예년의 활기는 사라졌다. 수익기반의 한축인 거래 수수료는 확연히 줄어든지 오래다. 돌발악재도 터졌다. 동양사태, 한맥증권 사태 등 여의도 증권사들은 말그대로 '적자투성이'다. 지난해 국내 증권가는 2002년 이후 11년만에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두곳 가운데 한 곳이 적자의 오명을 써야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출구가 보이지않는다. 내수 경기가 살아야하는데 걱정이다."라며 증권가의 현주소를 전했다.
 

 
◇증권사 절반, '적자'실적 보고서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년 회계연도(2013년 4월~12월)에 109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있는 일. 
 
전체 62개 증권사 중 34개사가 흑자(5936억원)를 기록했고, 26곳이 적자(-7034억원)의 쓴맛을 봤다. 두 곳 중 하나 꼴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한 곳은 4개사, 적자로 돌아선 곳은 12개사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2년과 비교해 2.2%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로 재무건전성도 훼손됐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체 증권사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80%로, 9월말(495.9%)에 비해 15.9%포인트 감소했다. 증권사의 결산월 변경으로 2013 회계연도는 9개월이다. 돌발악재로 고생한 동양증권과 한맥투자증권은 회사가 생사의 기로에 서야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동양 사태’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3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옵션 주문 실수로 지난해 400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다.
 
◇증권街 구조조정 몸부림...희망은?
 
증권사들은 지점 축소, 감원 등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체 증권사 임직원은 지난해 1년간 2559명(6.0%), 지점은 160개(9.8%) 줄었다.그러나 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 감소, 시황 악화 등이 여유를 주지않았다. 1분기(2013년 4~6월) 1192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분기(2013년 7~9월) 233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고, 3분기(2013년 10~12월) 순손실 2058억원으로 적자폭을 확대했다. 분기를 거듭할수록 실적은 악화된 셈이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이탈로 수익악화는 심화됐다.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3분기 수탁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대비 740억원 감소했다. 인원감축에 따른 명예퇴직금은 늘어서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919억원 늘어났다. 수수료 수익은 4조4288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자기 매매손익은 채권관련 이익 감소로 18.7% 줄어든 2조7206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관리비는 인원이 2559명 줄고, 국내지점 또한 160개 축소되면서 전년동기대비 3.6%(2150억원) 감소했다"면서 "각종 수수료 수익은 2.7%(1256억원) 축소됐고 미국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채권관련 이익 또한 감소하면서 자기매매이익은 18.7%(6280억원) 줄었다"고 말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경기가 풀려 증시로 자금이 돌아야하지않겠는가. 증시 관련 규제도 대폭적인 완화가 긴요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