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김광수 회장, 출발은 좋다…경영지표 개선 과제 '산적'
취임 100일 김광수 회장, 출발은 좋다…경영지표 개선 과제 '산적'
  • 김현경
  • 승인 2018.07.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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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이익 흑자 전환, 계열사 체질 개선 등 과제 줄줄이 대기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4기쯤 와있는 이제부터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신성장 동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다음달 7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이 현재의 농협금융을 '4기'로 표현하며 신성장 동력 확충에 집중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의 연장선으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선다는 것.  
 
이를 위해 지난 100일동안 김 회장은 부동산금융, 글로벌 특화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디지털 금융 사업도 강화했다. 또 수익성 확대를 위해 NH농협생명, NH농협카드 등 계열사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그 결과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상당한 호실적을 거뒀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829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5127억원)보다 61.8%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순이익만 4394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기준 4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한 반면 이자, 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이 증가해 호실적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85.7%, 25.2%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김 회장 재임 동안 NH투자증권의 숙원사업이었던 단기금융업 인가도 최종 승인받으며 농협금융은 계열사 경쟁력 강화의 기회를 잡았다. 이달 초에는 100% 자회사인 NH농협리츠운용을 출범하며 부동산 금융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러한 호실적과 계열사들의 성과가 이어지며 김 회장의 경영능력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1년 9개월의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특히, 농협금융은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자칫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83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6%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139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572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3% 개선됐지만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다.     
 
낮은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ROA와 ROE는 금융기관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했는지, 이익창출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화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농협금융의 ROA와 ROE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0.15%포인트 3.22%포인트 증가한 0.42%, 9.00%를 기록했지만, 다른 금융지주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리딩뱅크인 KB금융지주의 ROA, ROE는 0.85%, 11.24%이고 신한금융지주는 0.84%, 11.1%다. 우리은행은 0.82%, 12.94%를, 하나금융지주는 0.73%, 10.7%를 기록했다.
 
이를 인식하듯 김 회장은 이미 취임사에서 "농협금융의 사업 및 자산 포트폴리오는 다른 어떤 금융지주보다 균형 있게 분산돼 있지만 부문별로는 자산과 수익이 매칭되지 않고 수익의 변동성도 큰 편"이라며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서는 이익규모뿐 아니라 ROA, ROE 등 수익성 지표도 낮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계열사 실적과 더불어 체질 개선도 이뤄내야 한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순이익이 23.8% 감소한 NH농협생명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현재 보장성보험 위주의 체질 개선을 단행하고 있다. IFRS17에 따라 저축성보험은 매출이 아닌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성보험을 일시납으로 팔면 단기간에 손익을 올릴 수 있는데, 이 비중을 줄여나가야 하다보니 농협생명이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