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욕망과 욕심
[엄길청 칼럼]욕망과 욕심
  • 승인 2018.07.2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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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욕망이란 무엇이 부족하여 그것을 채우려는 마음이라고 하며 영어는 desire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욕심은 무엇을 더 얻으려고 탐하는 마음이라고 하며 영어는 greed라고 표현한다.

2018년 7월 서울은 폭염으로 지쳐가고 있을 즈음 여의도 증시의 코스닥은 하루에 4%가 넘게 하락했다. 주가의 하락은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글로벌 증시나 주변국의 주가 추이로 보아 한국의 기술주들이 몰린 코스닥에서 불과 6시간 만에 코스닥 주가지수가 4%나 하락한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같은 시간에 미국의 나스닥이나 우리의 코스피가 보여준 주가에 비해서도 너무 심각한 주가하락이다. 주가는 당일에 0.5% 이상만 움직여도 실은 예사로운 사건이 아닌데  하물며 4%가 하락한 것은 훗날 기록에 남을 만한 대폭락이다, 코스닥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코스닥이 본 따온 미국의 나스닥에는 애플, 구글(알파벳으로 상장),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인텔, 컴케스트, 시스코, TI등의 대표적인 회사들이 있다. 1971년에 설립된 나스닥에는 미국의 야망이 가득한 혁신기술 기업들이나 지식기업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오랫동안 진중하게 자기의 길을 가면서 인류에게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집중하는 기업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중 하나인 TI(TEXAS INSTRUMENT)는 1951년 설립된 기업이다, 당초는 유전탐사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특수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지식 판매에서 부동의 일등기업이다. 그들은 과거에 트랜지스터라디오 기술도 처음 만든 회사이며, 전자계산기도 그들의 기술진의 한사람이 만든 기술이다. 워렌버핏의 스승 필립피셔가 임종 직전에 처분한 주식이 바로 이 회사였는데 그는 1951년 창업 때 산 이 주식을 2000년에 가서야 처분했다. 그 때 그가 남긴 투자의 교훈은 “당신이 정말 잘 산 주식은 그 주식을 팔 기회는 당신 생애에 찾아오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실제로 그는 건강이 악화된 90세가 된 해에 이 주식을 재산정리 차원에서 팔아 전설적인 수익을 거두었다. 물론 그가 남긴 막대한 부는 자녀들에게 적당히 물려준 뒤 많이 기부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모두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하는 당대의 글로벌기업들이다. 아직 연조가 얼마 되지 않는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있지만, 대체로 나스닥은 건전한 야망이 가득한 투자시장이다.
    
1996년 만든 우리의 코스닥은 주로 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능에 방점을 두며 많은 신생기업들이 등록되어 현재까지 성장해왔다, 글로벌 시장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여 온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미국의 나스닥은 대략 6배가 올랐고, 한국의 코스닥은 3배 가량 올랐다. 미국의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그들이 미래기술과 미래기업에 투자한 결과로 보여 지는데, 아직도 나스닥은 신고가 부근이다.

우리의 코스닥은 주로 ICT기업의 주도 경향을 띠지만 요즘은 바이오 주식들이 급등하면서 바이오 천국이 되어온 감이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바이오 주식들이 급등해 졸지에 조 단위의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그런데 그 바이오 주식들에게 타격을 주는 실망스러운 사건들이 터졌다. 코스피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시비의 문제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네이쳐셀이란 회사의 대주주도 참 어지간한 사람이다. 삼성은 자신들의 오너가문이 부당한 승계문제로 법률시비를 다투던 시기에 이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만든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추한 욕심으로 오해할만한 사건이다. 네이쳐셀의 대주주는 지난번에도 큰 시비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주가문제로 법 앞으로 갔다.

코스닥의 급락은 여러 사정이 얽힌 것도 있겠지만, 앞의 두 회사가 바이오주식들에게 치명타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본질이 있고 주변이 있는데, 바이오 주식들의 거품시비는 늘 있는 문제이지만, 이 두 회사의 직접적인 하자소지인 경영정직성 문제를 모든 바이오주식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바이오 주식들의 충격이 조금 가라앉으면 건전한 꿈으로 알찬 지식으로 실제적인 효과로 진전을 꾀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은 다시 투자유망성의 옥석을 가려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엄길청 global analyst/global social impact capitalist]